건강칼럼
허지영 대표원장이 직접 쓴 글입니다. 증상 하나를 두고 몸에서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를 적었습니다.
증상으로 찾기
아이 코피가 자주 납니다
아이 코피는 대개 같은 자리에서 납니다. 코중격 앞쪽에 혈관이 얕게 모여 있는 곳입니다. 자주 난다면 그 자리의 점막이 어떤 상태인지를 봐야 하고, 멎게 하는 요령도 자리에 달려 있습니다.
아무리 깨워도 아침에 못 일어납니다
초등 고학년을 지나면서 아이가 아침에 못 일어납니다. 게을러진 것으로 보이기 쉽지만, 이 나이에는 몸의 시계가 실제로 뒤로 밀립니다. 충분히 재워도 그대로라는 것이 실험실에서 확인되어 있습니다.
멍이 잘 드는데 피 검사는 정상이라면
부딪힌 기억도 없는데 팔뚝에 멍이 듭니다. 피 검사는 정상이라 더 답답하십니다. 저는 이럴 때 피가 아니라, 혈관을 받쳐 주던 둘레를 봅니다.
밤이 되면 더 가렵습니다
낮에는 괜찮다가 자리에 누우면 가렵기 시작합니다. 밤에는 피부 혈류와 호르몬 리듬과 장벽 상태가 각각 다른 이유로 같은 시간에 겹칩니다. 그래서 이럴 때는 피부 바깥까지 함께 봅니다.
식후에 쓰린 것과 빈속에 쓰린 것
속이 쓰리다는 말씀을 들으면 저는 먼저 시각을 묻습니다. 식사 직후에 오는 쓰림과 위가 비었을 때 오는 쓰림은 같은 이름으로 불릴 뿐, 살펴야 할 자리가 다릅니다.
저렸다 풀릴 때가 더 아픕니다
다리를 꼬고 있다 펴면 저리고, 자고 일어나 눌렸던 팔이 저릿합니다. 눌려 있는 동안보다 풀릴 때가 더 아픈 데는 이유가 있고, 저는 오래된 통증에서도 같은 결을 봅니다.
뭘 먹으면 좋을까요
진료실에서 자주 듣는 질문입니다. 저는 대개 방향을 돌려 답합니다. 더할 것을 찾기 전에, 지금 무엇이 들어오고 있는지를 먼저 봅니다.
약재 하나가 다른 약재의 길을 바꿉니다
왜 약재 하나만 빼거나 더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습니다. 한 약재가 옆에 있는 약재의 흡수와 대사를 바꿔 놓기 때문입니다. 오래된 조합에는 그 조율이 이미 들어가 있습니다.
혈관 안쪽 면은 흐름을 느끼고 있습니다
혈관 안쪽에는 흐름을 감지하는 얇은 층이 덮여 있습니다. 피가 고르게 흐르면 이 층이 그 힘을 읽어 혈관을 열어 두고, 흐름이 약해지면 같은 층이 성질을 바꿉니다. 길이 넓으냐만큼 이 면이 성해 있느냐가 일을 합니다.
미는 힘이 세포에 말을 거는 자리 — 압력이 신호가 됩니다
손으로 미는 힘이 조직을 물러지게 한다는 것까지는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한 겹이 더 있습니다. 누르는 힘 자체를 알아채는 문이 세포막에 있습니다. 힘이 물리적으로 조직을 움직이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세포가 그 힘을 읽고 일을 시작합니다.
안 쓰이는 데가 없는 신호 — 이온 이야기
몸에는 신호가 여럿입니다. 호르몬도, 신경전달물질도 있습니다. 그중 가장 널리, 가장 보편적으로 쓰이는 것이 이온입니다. 그리고 세포 안의 일이 시작되는 자리가 이온인 경우가 많습니다. 한약이 낮은 농도로도 무언가를 할 수 있다면, 그 자리는 여기라고 저는 봅니다.
코가 아닌 곳에 있는 후각 수용체 — 몸은 왜 이걸 이렇게 많이 갖고 있나
사람 유전자 중에 후각 유전자가 유난히 많습니다. 냄새 맡는 데 이렇게까지 필요한가 싶을 만큼요. 그 이상한 점을 파고들었더니, 그 수용체가 코가 아닌 곳에서도 나왔습니다. 피부에, 장에, 신경에. 냄새를 맡으라고 있는 게 아닐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