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허지영 대표원장이 직접 쓴 글입니다. 증상 하나를 두고 몸에서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를 적었습니다.
증상으로 찾기
몸이 먼저 하는 일은 고치는 것이 아닙니다
다치면 몸이 곧바로 수리에 들어갈 것 같지만, 그 앞에 한 단계가 있습니다. 알아차리는 일입니다. 그리고 그 알아차림은 다 망가진 뒤의 보고만은 아닙니다. 앞서 오기도 하고 뒤따라 오기도 합니다.
검사는 그때의 몸을 봅니다
검사받을 때는 안 아팠는데 집에 오니 아픈 경우가 있습니다. 우연이 아닙니다. 검사는 그 순간, 그 자세로, 그 재료를 봅니다. 증상은 다른 순간, 다른 자세, 다른 자리에서 납니다.
종아리에 쥐가 나는 이유는 하나가 아닙니다
물이 부족해서라고들 하지만, 쥐가 난 사람과 나지 않은 사람의 피를 견주어 본 연구에서는 뚜렷한 차이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저는 쥐를 좁은 칸 안에서 작게 벌어진 일로 보고, 에너지·압력·신경 세 갈래를 함께 봅니다.
쑤신다, 아리다, 시리다 — 다 다른 말입니다
"쑤신다" 전용 감지기가 몸에 따로 달려 있는 것이 아닙니다. 느낌은 몇 갈래 감지기가 어떤 비율로 켜졌는지에서 나옵니다. 그래서 환자분이 쓰시는 말은 서툰 표현이 아니라 실마리입니다.
땀은 열을 식히려고만 나는 것이 아닙니다
다친 자리에 피가 몰리면 조직 사이에 물이 늡니다. 그런데 몸은 자루가 아니라 칸이어서, 물이 늘면 압력이 오르고 그 압력이 거꾸로 혈관과 림프관을 눌러 버립니다. 땀구멍은 그 압력을 빼 주는 밸브입니다.
붓기는 빠졌는데 아직 뻐근합니다
다친 자리가 붉어지고 붓고 뜨거워지는 것은 세 가지 고장이 아니라 한 가지 일의 겉모습입니다. 그 자리로 피를 더 보내는 일이지요. 통증만은 조금 다르게 켜지고, 회복은 보내는 쪽이 아니라 보낸 것을 거두는 쪽에서 늦어집니다.
허리가 아픈데 발을 봅니다
몸은 자기가 어떤 자세인지를 감각으로 알아냅니다. 서 있을 때 그 정보가 크게 기대는 곳이 발바닥과 발목입니다. 정보가 흐려지면 균형을 맞추는 계산이 흔들리고, 그 부담은 대개 다른 곳에서 느껴집니다.
배에 손을 얹으면 알 수 있는 것
숨을 들이쉬면 배 안의 압력이 올라갑니다. 그리고 그렇게 올라간 압력이 내쉬는 일을 돕습니다. 배는 숨을 방해하는 짐이 아니라 숨의 한쪽을 맡고 있는 자리여서, 손을 얹어 보면 그 일이 잘 되고 있는지가 만져집니다.
기운이 없다면서 왜 이렇게 예민할까요
아이가 지쳐 있는데 사소한 일에 크게 반응합니다. 힘이 빠지면 조용해질 것 같은데 반대로 시끄러워집니다. 여력이 줄면 반응이 커지는 이 자리는 한의학이 오래 이름을 붙여 온 대목이고, 현대 약리에도 같은 이름이 있습니다.
생리통이 심해 학교를 못 갈 정도라면
생리통은 자궁 안에서 만들어지는 물질이 자궁을 세게 조이면서 생깁니다. 조여서 혈류가 줄고, 줄어든 자리가 아파집니다. 진통제가 잘 듣는 이유도 여기에 있고, 제가 손대는 자리도 같은 대목입니다.
학교에 가면 배가 아프고 숨이 답답한 아이
집에서는 멀쩡한데 학교에만 가면 배가 아프고 숨이 답답하다고 하는 아이가 있습니다. 몸이 상황을 미리 읽고 준비 태세로 들어간 것이고, 그 태세는 한 군데만 건드리지 않습니다. 배와 숨이 같이 오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어린이집 다니고부터 감기를 달고 삽니다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한 아이가 감기를 자주 앓고 밥도 잘 안 먹습니다. 이 둘은 따로 있는 일이 아닙니다. 앓는 동안 입맛이 떨어지는 것은 몸이 하는 일이고, 그래서 회복의 순서도 정해져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