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이 쓴 글 만성통증 클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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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이 덜 들어가는 것도 몸이 하는 일입니다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대표원장 허지영 프로필 사진
글 · 의료 내용 확인 허지영 대표원장 · 한의학 병리학 박사

짧은 답

「허벅지가 쑥 빠졌어요, 힘이 안 들어가요」 — 그런데 다치고 며칠 만에도 그럴까요? 근육이 줄어들 시간이 없었는데 힘이 빠졌다면, 관절의 자극 때문에 근육으로 가는 신호가 눌린 경우(관절원성 근억제)일 수 있습니다. 마음먹기로 되돌아오지 않습니다. 다친 직후 크게 붓거나 열이 나며 벌겋다면 관절 확인이 먼저입니다.

"허벅지가 쑥 빠졌어요." "힘이 안 들어가요." "계단에서 다리가 툭 꺾일 것 같아요."

이유도 이미 짐작하고 계십니다. 안 썼으니 근육이 줄었구나. 다시 열심히 써야겠구나.

맞는 말입니다. 오래 안 쓰면 근육은 줄어듭니다. 그런데 다치고 며칠 만에도 같은 말씀을 하십니다. 근육이 줄어들 만한 시간이 지나지 않았는데도 힘이 안 들어갑니다.

여기서 봐야 할 것이 하나 더 있습니다.

힘이 안 들어가는 이유는 여럿입니다

오래 안 써서 근육이 줄어든 경우가 가장 흔합니다. 신경이 눌린 경우도 있고, 아파서 못 쓰는 경우도 있고, 나이가 들며 근육이 줄어든 경우도 있습니다.

그 여럿 가운데 관절원성 근억제라는 것이 있습니다. 관절의 자극 때문에 둘레 근육의 활성이 줄어드는 경우입니다.

관절 안이 부어 있거나 염증이 있으면, 그 관절을 움직이는 근육으로 가는 신호가 줄어듭니다. 근육 자체는 멀쩡한데 힘이 덜 들어갑니다.

왜 그럴까요. 부어 있는 관절 위에서 근육이 평소처럼 힘껏 당기면 그 관절은 더 상합니다. 힘을 덜 쓰게 해서 그 관절을 덜 다치게 하는 쪽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치지 않아도 일어납니다

이것을 사람에게서 직접 확인한 실험이 있습니다.

건강한 성인 17명의 무릎에 맑은 수액을 넣어 관절 안의 압력을 올렸습니다. 다치게 한 것이 아닙니다. 찢어진 데도 없고 염증도 없습니다. 수액만 채운 것입니다.

그러자 허벅지 앞 근육에 힘이 덜 들어갔습니다.

관절에 물이 찬 것만으로 그렇게 됐습니다.

이 경우에는 마음먹기로 되돌아오지 않습니다

"힘을 주려고 해도 안 들어간다"는 말씀을 자주 듣습니다.

같은 실험에서 뇌에서 근육으로 내려가는 길은 오히려 더 세게 켜져 있었습니다. 위에서는 더 세게 보내고 있었는데, 근육까지 닿는 힘은 줄어 있었습니다.

연구진은 뇌 쪽이 관여했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고, 그 아래 척수 높이에서 일어나는 억제만으로도 이만한 차이를 설명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의식보다 아래에서 일어나는 일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니 이 경우에는 마음을 다잡는 것만으로 힘이 돌아오지 않습니다.

무릎 인대를 크게 다친 분들을 보면, 다친 지 6주가 된 시점에도 이 상태가 나타나는 분이 많게는 절반을 조금 넘는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아픈 것이 가라앉은 뒤에도 힘은 늦게 돌아오기도 합니다.

그래서 순서가 있습니다

여기까지 오면 물음이 하나 남습니다. 그럼 운동을 해야 합니까, 쉬어야 합니까.

지금까지 나온 연구를 보면 이렇습니다. 재활 운동이 먼저입니다. 거기에 전기 자극이나 냉찜질을 더했을 때 결과가 나았습니다.

다만 어느 것을 언제 더할지는 관절 상태에 따라 다릅니다. 아직 관절이 부어 있는 때와 가라앉은 뒤는 다릅니다.

관절이 부어 있는 동안에는 힘을 더 주는 것만으로 잘 풀리지 않습니다. 부어 있을 때의 근육 억제는 한 발로 딛는 움직임까지 바꿉니다. 그 위에 힘을 더 얹어도 몸이 다시 눌러 버리기 때문입니다.

같은 말인데 시작한 곳이 다릅니다

같은 "힘이 없다"도 몸에서 벌어진 일은 다를 수 있습니다.

오래 안 써서 줄어든 경우가 있습니다. 시간을 두고 천천히 진행되고, 근육 자체가 실제로 줄어듭니다. 이것이 가장 흔합니다.

관절 쪽에서 시작된 경우가 있습니다. 이쪽은 근육이 줄어들 새도 없이 며칠 만에 힘이 빠지기도 합니다. 근육은 그대로인데 그 근육을 쓰라는 신호가 눌려 있는 상태입니다.

이 글이 말하는 것은 뒤의 것입니다.

두 가지가 한 사람에게 겹쳐 있을 수도 있습니다. 오래 아팠던 무릎이라면 대개 그렇습니다.

검사가 먼저인 경우

다친 직후 무릎이 크게 붓고 디디지 못하거나, 관절이 어긋나는 느낌이 있거나, 열이 나고 관절이 벌겋게 붓는다면 — 관절 안에 무슨 일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힘이 안 들어가는 것을 게을러서, 의지가 약해서라고 여기는 분들이 많습니다.

물론 오래 안 써서 줄어든 경우가 가장 흔합니다. 다만 관절 때문에 몸이 힘을 덜 쓰게 해 둔 경우도 있습니다. 근육이 상해서가 아니라, 그 관절을 더 다치게 하지 않으려는 것입니다.

그러니 힘이 안 들어가는 것을 근육 하나만의 일로 두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그 근육이 붙어 있는 관절에서 답이 나오기도 합니다. 관절이 닳았다는 말의 뜻과 이어지는 이야기입니다.

글: 허지영 원장 (경희대학교 한의학 병리학 박사 · 前 경희대 본초학 학술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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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대표원장 허지영 프로필 사진

허지영 대표원장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 서울 광진구 자양동 · 구의역 4번 출구

한의학 병리학 박사 · 前 경희대 본초학 학술연구교수

단독 저서 《몸을 돌려놓는 한약》 · 《검사 밖의 몸》 · 《과학의 눈으로 읽는 한의학》 · 직접 쓴 글 284편

이력 펼쳐보기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병리학(질병의 기전)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이후 같은 대학 본초학 교실에서 학술연구교수로 약물을 연구했습니다. 질병과 약물을 양쪽에서 연구한 이력이 진료의 바탕입니다 — "이 약이 왜 이 병에 듣는가"를 병리와 약리 양쪽 언어로 설명합니다.

몸을 다층으로 보고, 환경 변화에 적응해 돌아오는 힘(회복 탄력성)을 살피며, 적응이 안 될 때는 몸 안의 환경 쪽을 손대는 것 — 이 세 관점이 진료의 바탕입니다. 자율신경과 만성·난치질환, 체형·구조의 문제를 현대과학의 언어로 설명하고, 원인에 맞는 치료를 제안합니다. 한의사를 대상으로 처방과 임상 강의를 10년 이상 해 왔으며, 저서 《한의사들이 읽어주는 한의학》 공동 저자입니다. 이 책은 2018년 하반기 세종도서 교양부문에 선정되었습니다(기술과학 분야 15종에 포함).

단독 저서로 《과학의 눈으로 읽는 한의학》(2026), 《검사 밖의 몸》(2026), 《몸을 돌려놓는 한약》(2026) 세 권을 썼습니다. 첫 책은 한약이 몸 안에서 어떤 길을 지나는지를 성분과 기전의 이름까지 따라가며 설명했고, 두 번째 책은 검사는 정상이라는데 여전히 불편한 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여섯 갈래로 나누어 살폈습니다. 세 번째 책은 그 몸이 어디서 제자리로 돌아오지 못하는지를 자율신경, 만성 대사성 질환, 만성 통증, 여성의 몸, 아이와 청소년, 노년기, 낫지 않는 병의 일곱 갈래로 봅니다.

이 글을 쓴 곳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은 서울 광진구 자양동(자양로 46, 오띠모빌딩 2층 201호)에 있습니다. 구의역 4번 출구에서 걸어서 7분입니다. 자율신경·만성통증·난치질환처럼 검사에서 잘 잡히지 않는 불편을 주로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