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이 쓴 글 만성통증 클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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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는 붙었다는데 계속 아프다면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대표원장 허지영 프로필 사진
글 · 의료 내용 확인 허지영 대표원장 · 한의학 병리학 박사

짧은 답

엑스레이에서 뼈는 잘 붙었다는데 왜 부기와 통증이 남을까요? 골절 때 함께 다친 근육·인대·관절막·미세 신경과 림프 흐름은 뼈보다 늦게 회복될 수 있습니다. 통증이 심해지거나 붉고 뜨거우면 정형외과 진료가 먼저입니다.

"엑스레이는 깨끗하대요. 잘 붙었대요. 그런데 왜 아직 아플까요."

골절이나 큰 타박을 겪고 몇 달이 지난 뒤에 오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검사상으로는 다 나았습니다. 뼈는 붙었고, 깁스도 풀었고, 의사 선생님도 문제없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아픕니다. 무겁고, 부기가 완전히 안 빠지고, 관절이 끝까지 안 펴지고, 날이 궂으면 더합니다. 살짝 스쳐도 찌릿한데 정작 그 부위 감각은 둔합니다.

이런 분께 저는 "뼈가 안 붙어서"라고 말씀드리지 않습니다. 뼈는 붙었는데, 뼈 주변이 아직 회복을 못 마친 것입니다.

뼈만 다치는 것이 아닙니다

부러진 것은 뼈입니다. 그런데 그때 함께 다치는 것은 뼈만이 아닙니다.

뼈를 감싼 골막, 관절을 싸고 있는 주머니, 인대와 힘줄, 근육과 그 사이를 지나는 얇은 막, 피부 아래의 물길, 그리고 그 안을 지나는 미세한 신경과 혈관이 전부 함께 눌리고 찢기고 부어오릅니다.

엑스레이는 뼈를 봅니다. 뼈가 붙었는지는 잘 보여줍니다. 하지만 뼈 주변의 이 조직들이 원래 물성을 되찾았는지는 사진에 잘 나오지 않습니다.

저는 여기서 통증이 남는다고 봅니다.

회복이 멈춘 자리에서 벌어지는 일

다친 뒤 조직은 붓습니다. 붓는 것 자체는 복구 과정입니다. 문제는 그 부기가 제때 빠지지 않고 오래 머물 때 생깁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하나 있습니다. 림프에는 심장 같은 중앙 펌프가 없습니다. 대신 힘이 여러 곳에서 나옵니다. 굵은 림프관은 스스로 수축하며 박동하고, 옆을 지나는 동맥이 뛰면서 짜 주고, 조직 사이에 고인 물의 압력이 밀어 줍니다. 그리고 근육이 움직이고, 숨을 쉬고, 관절이 굽혔다 펴질 때 그 힘이 더해집니다.

다친 뒤 오래 못 쓴 자리에서는 이 가운데 움직임 몫이 통째로 빠집니다. 나머지가 남아 있어도, 빠진 몫만큼 걷어내는 속도가 떨어집니다.

그런데 다친 부위는 어떻습니까. 아프니까 안 움직입니다.

여기서 고리가 하나 닫힙니다.

아프다 → 안 움직인다 → 물이 안 빠진다 → 조직이 무겁고 뻣뻣해진다 → 더 아프고 더 안 움직인다.

이 고리가 몇 달 돌면, 조직은 원래의 부드럽고 미끄러운 성질을 잃습니다. 물을 머금은 채 굳고, 층과 층이 서로 미끄러지지 못하고 들러붙습니다. 그러면 관절은 끝까지 안 펴지고, 근육은 늘 방어하듯 힘이 들어가 있고, 살짝만 건드려도 신경이 과하게 반응합니다.

부기와 유착, 관절 구축이 회복을 방해한다는 것은 재활의학에서도 다루는 내용입니다. 저는 여기에 "조직의 물성이 변했다"는 관점을 얹어서 봅니다.

그래서 "쉬세요"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급성기에는 쉬어야 합니다. 그건 맞습니다.

그런데 그 시기가 지난 뒤에도 계속 아껴 쓰기만 하면, 위의 고리가 계속 돕니다. 회복의 마지막 구간은 움직임이 만듭니다. 물을 빼는 것도, 들러붙은 층을 다시 미끄럽게 하는 것도, 감각을 되돌리는 것도 결국 그 부위를 다시 쓰면서 일어납니다.

문제는 아파서 못 쓴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순서가 필요합니다.

저는 쓸 수 있는 상태를 먼저 만들고, 그다음에 쓰게 하는 쪽으로 봅니다. 고인 물이 빠질 길을 열고, 방어하듯 굳어 있는 근육을 풀고, 둔해진 감각이 돌아오게 하고, 그 위에서 움직임을 조금씩 되돌립니다.

한약을 쓸 때도 같은 생각입니다. 한 가지를 세게 밀어붙이는 것이 아니라, 미는 쪽·받는 쪽·빼는 쪽·붙잡는 쪽이 함께 움직이도록 짭니다. 조직의 환경이 회복 가능한 상태로 돌아오면, 붙이고 고치는 일은 몸이 합니다. (한약은 무엇을 하는가)

나이가 들수록 이 구간이 길어집니다

젊을수록 이 마지막 구간을 저절로 통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파도 며칠이면 쓰고, 쓰다 보면 풀립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 다릅니다. 근육이 적고, 순환이 느리고, 감각이 둔하고, 무엇보다 넘어질까 무서워서 안 씁니다. 압박골절이나 고관절 골절 뒤에 통증과 부기가 오래 남고 기력까지 함께 떨어지는 분이 많은 이유가 여기 있다고 저는 봅니다. 스테로이드를 오래 쓰신 분, 골다공증이 있는 분에서도 이 구간이 유독 깁니다. (나이 들며 굳어가는 몸)

병원에 먼저 가야 하는 경우

낫지 않는 통증을 전부 "회복이 덜 된 것"으로 여기면 위험합니다. 통증이 좋아지다 멈춘 게 아니라 점점 심해지거나, 그 부위가 붉고 뜨겁고 열이 나거나, 다친 데가 다시 어긋나 보이고 체중을 못 싣거나, 골절을 겪으신 뒤로 키가 줄고 등이 굽는다면 — 다른 척추뼈가 부러졌을 수 있습니다. 정형외과 진료를 먼저 받으십시오.

뼈가 붙는 것은 회복의 시작입니다

"뼈는 붙었는데 왜 아프냐"는 질문에 저는 이렇게 답합니다.

뼈가 붙는 것은 회복의 시작이지, 끝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부기가 빠지고, 굳은 것이 풀리고, 감각이 돌아오고, 다시 쓸 수 있게 되는 것까지가 회복입니다. 그 구간에서 멈춰 있는 몸이 있고, 저는 그 몸을 다시 움직이게 하는 일을 합니다.


참고한 자료

글: 허지영 원장 (경희대학교 한의학 병리학 박사 · 前 경희대 본초학 학술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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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대표원장 허지영 프로필 사진

허지영 대표원장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 서울 광진구 자양동 · 구의역 4번 출구

한의학 병리학 박사 · 前 경희대 본초학 학술연구교수

단독 저서 《몸을 돌려놓는 한약》 · 《검사 밖의 몸》 · 《과학의 눈으로 읽는 한의학》 · 직접 쓴 글 284편

이력 펼쳐보기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병리학(질병의 기전)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이후 같은 대학 본초학 교실에서 학술연구교수로 약물을 연구했습니다. 질병과 약물을 양쪽에서 연구한 이력이 진료의 바탕입니다 — "이 약이 왜 이 병에 듣는가"를 병리와 약리 양쪽 언어로 설명합니다.

몸을 다층으로 보고, 환경 변화에 적응해 돌아오는 힘(회복 탄력성)을 살피며, 적응이 안 될 때는 몸 안의 환경 쪽을 손대는 것 — 이 세 관점이 진료의 바탕입니다. 자율신경과 만성·난치질환, 체형·구조의 문제를 현대과학의 언어로 설명하고, 원인에 맞는 치료를 제안합니다. 한의사를 대상으로 처방과 임상 강의를 10년 이상 해 왔으며, 저서 《한의사들이 읽어주는 한의학》 공동 저자입니다. 이 책은 2018년 하반기 세종도서 교양부문에 선정되었습니다(기술과학 분야 15종에 포함).

단독 저서로 《과학의 눈으로 읽는 한의학》(2026), 《검사 밖의 몸》(2026), 《몸을 돌려놓는 한약》(2026) 세 권을 썼습니다. 첫 책은 한약이 몸 안에서 어떤 길을 지나는지를 성분과 기전의 이름까지 따라가며 설명했고, 두 번째 책은 검사는 정상이라는데 여전히 불편한 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여섯 갈래로 나누어 살폈습니다. 세 번째 책은 그 몸이 어디서 제자리로 돌아오지 못하는지를 자율신경, 만성 대사성 질환, 만성 통증, 여성의 몸, 아이와 청소년, 노년기, 낫지 않는 병의 일곱 갈래로 봅니다.

이 글을 쓴 곳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은 서울 광진구 자양동(자양로 46, 오띠모빌딩 2층 201호)에 있습니다. 구의역 4번 출구에서 걸어서 7분입니다. 자율신경·만성통증·난치질환처럼 검사에서 잘 잡히지 않는 불편을 주로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