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이 쓴 글 소아청소년 클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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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만 배가 아프다고 합니다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대표원장 허지영 프로필 사진
글 · 의료 내용 확인 허지영 대표원장 · 한의학 병리학 박사

짧은 답

토요일 아침에는 안 아픈데 월요일 아침이면 배가 아프고, 조퇴하면 점심 무렵 가라앉습니다 — 꾀병일까요? 검사에 안 잡히는 몸과 아프지 않은 몸은 다릅니다. 같은 아침이 되풀이되면 아픈 시각이 점점 앞으로 당겨집니다. 죽고 싶다는 말이나 자해 흔적이 있다면 다른 무엇보다 먼저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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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아침에는 배가 아프지 않습니다.

같은 아이, 같은 배인데 요일을 압니다. 월요일 아침이면 아프다고 하고, 조퇴해서 집에 오면 점심 무렵에 가라앉습니다. 검사를 받아 보아도 위에도 장에도 별다른 데가 없습니다. 그러면 부모님은 그 말을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모르게 됩니다.

긴장한 몸에서 위와 숨과 장이 함께 움직인다는 이야기는 따로 다뤘습니다. 여기서는 그다음입니다. 이 아침이 몇 달을 지나면 어떻게 달라지는가. 그리고 어디서부터 몸 이야기가 아닌가.

아픈 시각이 앞으로 당겨집니다

몸이 학교를 그런 곳으로 받아들이면, 그 상황이 닥치기 전에 먼저 움직입니다. 배가 아프고 속이 메스껍고 머리가 아픈 증상이 그때 딸려 나옵니다.

이 시점은 한자리에 머물지 않습니다. 같은 아침이 되풀이되면 몸은 더 이른 신호에서 움직입니다. 처음에는 교실에 앉아 있다가 아팠는데, 교복을 입다가 아프고, 일요일 저녁 밥상에서부터 아픈 아이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 이야기는 시간이 지날수록 옅어지지 않고, 아픈 시각이 점점 앞으로 당겨집니다. 교실에서만 아프던 아이가 일요일 저녁부터 아프면, 같은 일이 더 일찍 왔다고 보이지 않고 아이가 달라졌다고 보입니다.

순서는 그 반대입니다. 몸이 먼저 더 일찍 움직이고, 아이는 그런 아침을 몇 달 겪은 다음에야 학교를 떠올리기만 해도 속이 내려앉습니다.

검사에서 안 나온다는 말

학교에 가지 못하는 아이들의 신체 증상을 모은 종설이 있습니다. 배가 아프고, 머리가 아프고, 메스껍고, 어지럽고,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상이 가장 흔했고, 대개 그 증상을 설명할 만한 병이 검사에서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런 신체 증상이 맨 처음 나오는 호소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맨 처음 나온다는 말은 두 가지를 뜻합니다.

하나는 아이가 실제로 아프다는 뜻입니다. 검사에 안 잡히는 몸과 아프지 않은 몸은 다릅니다. 아이가 꾀병을 부리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하나가 더 무겁습니다. 신체 증상이 맨 앞에 서 있으면 그 뒤가 늦게 보입니다. 같은 종설은, 보는 사람이 그 뒤를 살피지 못해 상담이나 진료로 넘어가는 시점이 늦어지는 일이 잦다고 적었습니다. 몸을 붙들고 있는 동안 시간이 지나간다는 뜻입니다.

몸 이야기로 풀 때가 아닌 경우

그래서 몸 이야기를 더 하기 전에 먼저 확인하실 것부터 적습니다.

무엇보다 먼저 — 죽고 싶다는 말이 나오거나, 몸에 상처를 낸 자국이 보인다면, 나머지는 전부 뒤로 미루십시오. 지체 없이 정신건강 쪽 도움을 구하셔야 합니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실 때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가 있습니다. 이 한 줄이 이 글의 다른 어떤 대목보다 앞에 있습니다.

그리고 아래에 하나라도 해당하면 몸 이야기보다 먼저 갈 곳이 있습니다.

위에 해당하는 경우는 몸 이야기로 시간을 쓸 때가 아닙니다.

가지 않으면 가라앉습니다

위에 해당하는 것이 없다면 아침에 벌어지는 일은 이렇습니다.

학교에 가지 않기로 정해지는 순간 배가 가라앉는 아이가 있습니다. 아이는 이 일을 실제로 겪고, 겪은 일은 남습니다.

아이가 요령을 부린 것이 아닙니다. 아픔이 가라앉는 아침을 되풀이해 겪는 일과 그 아침을 노리는 일은 다릅니다. 이렇게 겪는 것은 아이가 골라서 하는 일이 아닙니다.

그러다 어느 날 배가 아프다는 말 대신 학교에 가기 싫다는 말이 나옵니다. 부모님 눈에는 이때 아이가 바뀌어 보입니다. 몸이 아프던 아이가 마음이 틀어진 아이가 된 듯합니다. 그런데 아이 안에서 그 둘은 갈라져 있지 않습니다. 아침마다 아프던 몇 달과 가기 싫어진 마음이 같은 시간을 지나왔습니다.

여기에 시간이 한 겹 더 얹힙니다. 학교를 오래 비울수록 되돌아가기 어려워집니다. 아이 마음이 굳어져서가 아니라, 빠진 진도와 어색해진 사이가 쌓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래 두고 지켜봐도 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같은 말을 해도 그 아래는 다릅니다

배가 아프다는 한마디 아래는 아이마다 다릅니다. 어떤 아이는 아침 식사가 몇 달째 비어 있고, 어떤 아이는 잠드는 시각이 밀려 있고, 어떤 아이는 둘이 겹쳐 있습니다. 같은 말을 하고 왔다고 같은 것을 보면 놓칩니다.

몸에서 벌어지는 일을 설명한다고 학교 문제가 끝나지는 않습니다. 다만 아침마다 몸에서 무엇이 먼저 움직이는지를 알면, 아이를 나무랄 일과 아이가 어쩌지 못하는 일이 갈라집니다. 아침에 나누는 말이 거기서 달라집니다.


아이의 몸이 하는 일은 어느 아침에나 같습니다. 미리 움직일 이유를 찾은 아침이 있고, 찾지 못한 아침이 있을 뿐입니다.

아이를 바꾸려고 들기 전에 몸이 무엇을 읽고 있는지 먼저 보아야 합니다. 학교에서만 배가 아프다는 아이의 첫 이야기에서 아침의 기전을 다뤘습니다.

글: 허지영 원장 (경희대학교 한의학 병리학 박사 · 前 경희대 본초학 학술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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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대표원장 허지영 프로필 사진

허지영 대표원장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 서울 광진구 자양동 · 구의역 4번 출구

한의학 병리학 박사 · 前 경희대 본초학 학술연구교수

단독 저서 《몸을 돌려놓는 한약》 · 《검사 밖의 몸》 · 《과학의 눈으로 읽는 한의학》 · 직접 쓴 글 284편

이력 펼쳐보기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병리학(질병의 기전)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이후 같은 대학 본초학 교실에서 학술연구교수로 약물을 연구했습니다. 질병과 약물을 양쪽에서 연구한 이력이 진료의 바탕입니다 — "이 약이 왜 이 병에 듣는가"를 병리와 약리 양쪽 언어로 설명합니다.

몸을 다층으로 보고, 환경 변화에 적응해 돌아오는 힘(회복 탄력성)을 살피며, 적응이 안 될 때는 몸 안의 환경 쪽을 손대는 것 — 이 세 관점이 진료의 바탕입니다. 자율신경과 만성·난치질환, 체형·구조의 문제를 현대과학의 언어로 설명하고, 원인에 맞는 치료를 제안합니다. 한의사를 대상으로 처방과 임상 강의를 10년 이상 해 왔으며, 저서 《한의사들이 읽어주는 한의학》 공동 저자입니다. 이 책은 2018년 하반기 세종도서 교양부문에 선정되었습니다(기술과학 분야 15종에 포함).

단독 저서로 《과학의 눈으로 읽는 한의학》(2026), 《검사 밖의 몸》(2026), 《몸을 돌려놓는 한약》(2026) 세 권을 썼습니다. 첫 책은 한약이 몸 안에서 어떤 길을 지나는지를 성분과 기전의 이름까지 따라가며 설명했고, 두 번째 책은 검사는 정상이라는데 여전히 불편한 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여섯 갈래로 나누어 살폈습니다. 세 번째 책은 그 몸이 어디서 제자리로 돌아오지 못하는지를 자율신경, 만성 대사성 질환, 만성 통증, 여성의 몸, 아이와 청소년, 노년기, 낫지 않는 병의 일곱 갈래로 봅니다.

이 글을 쓴 곳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은 서울 광진구 자양동(자양로 46, 오띠모빌딩 2층 201호)에 있습니다. 구의역 4번 출구에서 걸어서 7분입니다. 자율신경·만성통증·난치질환처럼 검사에서 잘 잡히지 않는 불편을 주로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