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이 쓴 글 노년기 클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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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어붙이면 몸은 더 움츠러듭니다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대표원장 허지영 프로필 사진
글 · 의료 내용 확인 허지영 대표원장 · 한의학 병리학 박사

짧은 답

김장을 하루에 다 끝낸 날 — 어떤 분에게는 몸이 다시 붙는 시작이 되고, 어떤 분에게는 한참 고생의 시작이 됩니다. 왜일까요? 적당한 자극은 몸의 대비를 끌어올리지만 어느 선을 넘으면 방향이 뒤집히고, 그 선은 나이·잠·앓은 뒤에 따라 옮겨 다닙니다. 힘쓸 때 가슴이 조이다 쉬면 가라앉는 것, 몰아서 한 뒤 콜라색 소변은 그날 확인이 먼저입니다.

김장을 하루에 다 끝낸 날은 대개 기분이 좋으십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몸을 썼고, 해 놓은 것이 눈에 보입니다.

그런데 그 하루가 어떤 분에게는 몸이 다시 붙는 시작이 되고, 어떤 분에게는 한참을 고생하는 시작이 됩니다. 절인 포기 수도 같고 걸린 시간도 같은데 그렇습니다.

몸은 조금 헐린 다음에 같은 일에 대비합니다

일부 운동에서는 첫 운동 뒤에 생긴 근육 손상이 회복되는 동안 몸이 적응합니다. 그래서 같은 운동을 다시 했을 때 손상이 줄어듭니다. 이것을 반복운동효과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처음 힘들던 일이 다음번에는 수월해집니다. 몸이 갑자기 세진 것이 아닙니다. 그 일에 맞춰 대비를 갖춘 것입니다.

같은 팔 운동을 사이를 두고 두 차례 하게 했더니, 두 번째에는 근육이 덜 상했습니다. 한 번 겪은 것만으로 그렇게 됩니다.

몸의 반응은 크게 오르지 않습니다

이 성질에는 이름이 붙어 있습니다. 호르메시스라고 부릅니다. 낮은 쪽의 자극은 몸의 대비를 끌어올리고, 그 위로 올라가면 같은 자극이 오히려 그 대비를 눌러 버립니다. 약리학과 독성학에서 여러 물질과 조건을 놓고 되풀이해 확인된 성질입니다.

여기서 두 가지를 함께 봐야 합니다.

하나, 몸의 반응이 오르는 정도는 크지 않습니다. 자료를 모아 보면, 각 연구가 잰 반응이 가장 크게 올라간 경우도 아무것도 하지 않은 쪽보다 대체로 30~60% 높은 범위였습니다.

둘, 그 위로는 방향이 뒤집힙니다. 조금 더 넣으면 그만큼 더 얻는 것이 아니라, 어느 선을 넘어가면 누르는 쪽으로 넘어갑니다. 얻는 것은 조금씩 늘지만, 선을 넘는 순간부터는 오히려 잃기 시작합니다.

그 선은 한자리에 고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헐린 곳을 다시 짓는 데에는 시간이 듭니다. 그 일이 끝나기 전에 같은 자극이 또 들어오면, 몸은 두껍게 짓는 쪽으로 가지 못합니다.

그러니 선을 정하는 것은 자극의 크기 하나가 아닙니다. 그 선은 몸을 되돌리는 데 걸리는 시간에 따라서도 달라집니다.

나이가 들면 이 시간이 달라집니다. 나이 든 근육이 같은 손상을 되돌리는 과정을 모아 정리한 자료는, 그 과정이 늦게 시작되고 오래 끌며 덜 매끄럽다고 적습니다. 뻐근하고 힘이 덜 들어가는 것은 대개 그 일을 하고 12시간에서 이틀 사이에 가장 셉니다.

그래서 예전에 그만큼이 단련이 되던 크기가, 지금은 아직 다 짓지 못한 곳에 다음이 얹히는 크기일 수 있습니다. 같은 사람이 같은 일을 하는데 그렇습니다. 선이 옮겨 앉은 것입니다.

그리고 이 선은 해마다만 옮기지 않습니다. 며칠 잠을 설치셨거나 한 차례 크게 앓으신 다음에는, 어제까지 괜찮던 크기에도 오늘은 다르게 반응할 수 있습니다.

밀어붙인 다음에 몸이 하는 일

되돌려 놓는 일이 밀리기 시작하면 몸은 그 근육을 계속 키우지 않습니다. 아프게 하고 힘이 덜 들어가게 해서 그 일을 덜 하도록 만듭니다. 그리고 덜 한 며칠만큼 그 근육은 또 줄어듭니다.

여기서 한 번 더 밀어붙이면 같은 일이 되풀이됩니다. 그런데 겁이 나서 통째로 접어도 몸은 같은 일을 합니다. 접은 만큼 선이 안쪽으로 당겨지고, 다음에 같은 일을 할 때 그것이 더 큰 자극이 됩니다.

밀어붙이는 쪽과 다 접는 쪽이 같은 곳에서 만납니다. 방향은 반대인데 선을 안으로 당겨 놓는 것은 같습니다.

앞의 팔 운동에는 뒷이야기가 있습니다. 같은 것을 나이 드신 남성분들에게 했더니 첫 번째에 달라진 정도 자체가 젊은 쪽보다 작았고, 두 번째에 얻은 보호도 그만큼 작았습니다. 연구진은 이유를 하나로 정하지 않았습니다. 그중 하나로 든 것이 첫 운동의 자극이 작았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들어온 자극이 작으면 뒤따르는 대비도 작습니다.

먼저 다른 곳으로

크기를 다시 잡는 이야기보다 앞에 놓아야 하는 것이 둘 있습니다.

힘을 쓰는 동안 가슴이 눌리거나 조일 때. 가슴 한가운데가 묵직해지거나 팔로 뻗치는 뻐근함이 힘을 쓰는 동안 생겼다가 쉬면 몇 분 안에 가라앉을 때. 쉬면 가라앉으니 넘기기 쉬운데, 가라앉는다는 것 자체가 그 신호의 하나입니다.

몰아서 한 뒤 근육통이 유난하고 소변 색이 짙어졌을 때. 콜라나 진한 홍차 빛이면 그날 확인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색이 멀쩡해도, 근육통이 늘 겪던 뻐근함과 다르게 심하고 힘이 안 들어가면 그것만으로 확인할 이유가 됩니다.


운동으로 탈이 나신 분을 저는 적지 않게 뵙습니다. 몰아서 하시는 마음도 압니다. 오래 걸려서 여기까지 오셨으니 이번에는 확실히 해 두고 싶으신 것입니다.

다만 세게 해야 확실해지는지는 따로 물어야 합니다. 같은 크기가 어떤 몸에서는 대비를 부르고 어떤 몸에서는 몸을 움츠러들게 합니다. 그 답은 그 일을 하는 동안이 아니라 그다음 며칠에 적혀 있습니다.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되풀이한 자극이 적응을 만듭니다. 그 범위와 정도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세게 밀면 선이 안으로 따라 들어오고, 통째로 접어도 따라 들어옵니다. 센 약이 좋은 약일까라는 물음과 같은 원리입니다.

글: 허지영 원장 (경희대학교 한의학 병리학 박사 · 前 경희대 본초학 학술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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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대표원장 허지영 프로필 사진

허지영 대표원장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 서울 광진구 자양동 · 구의역 4번 출구

한의학 병리학 박사 · 前 경희대 본초학 학술연구교수

단독 저서 《몸을 돌려놓는 한약》 · 《검사 밖의 몸》 · 《과학의 눈으로 읽는 한의학》 · 직접 쓴 글 284편

이력 펼쳐보기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병리학(질병의 기전)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이후 같은 대학 본초학 교실에서 학술연구교수로 약물을 연구했습니다. 질병과 약물을 양쪽에서 연구한 이력이 진료의 바탕입니다 — "이 약이 왜 이 병에 듣는가"를 병리와 약리 양쪽 언어로 설명합니다.

몸을 다층으로 보고, 환경 변화에 적응해 돌아오는 힘(회복 탄력성)을 살피며, 적응이 안 될 때는 몸 안의 환경 쪽을 손대는 것 — 이 세 관점이 진료의 바탕입니다. 자율신경과 만성·난치질환, 체형·구조의 문제를 현대과학의 언어로 설명하고, 원인에 맞는 치료를 제안합니다. 한의사를 대상으로 처방과 임상 강의를 10년 이상 해 왔으며, 저서 《한의사들이 읽어주는 한의학》 공동 저자입니다. 이 책은 2018년 하반기 세종도서 교양부문에 선정되었습니다(기술과학 분야 15종에 포함).

단독 저서로 《과학의 눈으로 읽는 한의학》(2026), 《검사 밖의 몸》(2026), 《몸을 돌려놓는 한약》(2026) 세 권을 썼습니다. 첫 책은 한약이 몸 안에서 어떤 길을 지나는지를 성분과 기전의 이름까지 따라가며 설명했고, 두 번째 책은 검사는 정상이라는데 여전히 불편한 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여섯 갈래로 나누어 살폈습니다. 세 번째 책은 그 몸이 어디서 제자리로 돌아오지 못하는지를 자율신경, 만성 대사성 질환, 만성 통증, 여성의 몸, 아이와 청소년, 노년기, 낫지 않는 병의 일곱 갈래로 봅니다.

이 글을 쓴 곳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은 서울 광진구 자양동(자양로 46, 오띠모빌딩 2층 201호)에 있습니다. 구의역 4번 출구에서 걸어서 7분입니다. 자율신경·만성통증·난치질환처럼 검사에서 잘 잡히지 않는 불편을 주로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