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목이 굳으면 머리와 숨이 따라옵니다
짧은 답
머리가 아파서 왔는데 목을 누르면 통증이 달라지고, 숨이 답답한데 폐 사진은 깨끗하다면 왜일까요? 목의 긴장은 머리 통증과 호흡 부담, 두 갈래로 갈라져 번집니다. 불씨(잠·식사·더위)와 굳은 곳, 고리 자체를 나눠 봅니다. 갑작스러운 심한 두통·마비·열은 검사가 먼저입니다.
목차
아픈 곳을 말씀하실 때 뒷목은 자주 빠집니다.
그런데 머리가 아파서 오신 분의 통증이, 목을 움직이거나 누르면 함께 달라집니다. 정작 본인은 목이 불편하다고 여기지 않으십니다. 아픈 건 머리니까요.
숨쉬기가 답답해서 오시는 분도 비슷합니다. 폐 사진은 깨끗한데 숨이 얕습니다. 그런데 목을 만져 보면 옆목 근육이 잔뜩 팽팽합니다.
두 분의 진단은 다를 수 있습니다. 다만 목의 긴장과 호흡이 함께 움직이는지 확인할 이유는 있습니다.
먼저, 그 시작은 마음의 일이 아닙니다
"스트레스 받아서 그렇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몸이 긴장 쪽으로 치우치는 계기는 마음뿐 아니라 몸의 사정에서도 옵니다.
- 더위 — 체온을 내리느라 몸은 이미 일하고 있습니다
- 잠이 모자란 것 — 밤에 해야 할 정리를 못 했습니다
- 먹는 때가 어긋난 것 — 들어올 줄 알았던 것이 안 들어왔습니다
- 오래 비어 있는 것 — 그 자체가 몸에는 비상입니다
넷 다 마음의 일만은 아닙니다. 크기는 저마다 다르지만 넷 다 조절에 부담을 더합니다.
그래서 마음 편히 지낸 사람도 여름에, 야근 뒤에, 식사를 거른 날에 같은 증상이 오기도 합니다. 본인은 이유를 못 찾습니다. 마음 쓴 일이 없기 때문입니다.
왜 하필 뒷목인가
긴장하거나 호흡 부담이 커지면 목과 어깨의 얕은 근육을 더 씁니다. 반대로 목 통증이 오래된 분에게서는 호흡 근육의 힘과 폐기능 지표가 함께 떨어진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 먼저인지는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다만 둘은 함께 움직입니다.
여기서 두 갈래로 갈라집니다
하나는 머리로 올라갑니다
목에서 들어오는 통증 신호와 얼굴·머리에서 들어오는 신호는 뇌간의 같은 중계 구역에서 만납니다. 그래서 목에서 시작된 통증이 뒤통수에서 정수리나 눈 주위로 번지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환자분은 이것을 두통이라고 부르십니다. 머리에서 시작한 것이 아닌데도 그렇습니다.
하나는 숨으로 갑니다
옆목에는 갈비뼈를 위로 들어 올리는 근육이 있습니다. 사각근이라고 합니다. 숨을 크게 쉴 때 돕는 근육입니다.
목과 어깨의 얕은 근육을 호흡 때 과하게 쓰면, 목은 더 쉽게 피로하고 뻐근해집니다.
횡격막을 움직이는 횡격신경도 목에서 내려와 전사각근의 앞면을 지나갑니다. 저는 신경이 눌렸는지를 지레짐작하지 않습니다. 목의 보조호흡근을 얼마나 쓰는지, 횡격막과 흉곽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봅니다.
그리고 번진 곳이 다시 시작이 됩니다
숨이 불편하면 목의 보조호흡근을 더 쓰고, 그 근육이 피로하면 다시 숨이 불편해질 수 있습니다.
목의 긴장과 호흡 부담이 서로를 키우는 고리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 고리가 몇 주 돌면, 처음에 무엇 때문이었는지는 알기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오래된 증상일수록 시작한 곳과 지금 돌고 있는 고리를 함께 봅니다.
이 고리에는 층이 셋 있습니다
머리만 손대서도, 목만 손대서도 잘 풀리지 않습니다.
목을 풀어도 생활 조건과 호흡 습관이 그대로라면 다시 불편해질 수 있습니다.
불씨. 잠이 모자란 것, 식사가 어긋난 것, 더위에 눌리는 것. 교감신경을 켜 두는 조건들입니다. 여기가 그대로면 위쪽에서 무엇을 해도 다시 켜집니다.
굳은 곳. 목과 어깨 위쪽, 그리고 갈비뼈를 들어 올리는 목 옆 근육. 불씨가 붙은 결과이면서, 동시에 다음 바퀴를 돌리는 원인이 됩니다.
고리 자체. 얕아진 숨이 조금 깊어지면 몸이 비상을 덜 느낍니다. 그러면 목으로 가는 신호도 줄어듭니다. 한 바퀴 도는 속도가 늦어집니다.
한 가닥을 끊는 대신
어느 한 층만 손대서는 충분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세 층이 늘 한 묶음으로 걸려 있는 것도 아닙니다.
어떤 분은 잠과 식사 쪽이 크고, 어떤 분은 목과 호흡 쪽이 큽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보다 다른 확인이 먼저인 분도 있습니다.
검사가 먼저인 경우
갑자기 시작된 몹시 심한 두통, 말이 어눌해지거나 한쪽에 힘이 빠지는 것, 열이 나면서 목이 뻣뻣해지는 것, 누워도 가라앉지 않는 숨참.
이런 경우는 순서가 다릅니다. 검사가 먼저입니다.
머리가 아파서 오신 분과 가슴이 답답해서 오신 분은 다른 이야기를 하고 계십니다.
두 분 모두 뒷목이 불편할 수 있지만, 같은 원인이라고 먼저 정할 일은 아닙니다. 통증이 지나온 길, 숨 쉴 때 목을 얼마나 쓰는지, 잠과 식사. 셋은 서로 다른 갈래입니다.
증상이 번진 곳과 시작한 곳이 다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번진 곳만 보지 않되, 확인하지 않은 시작점을 만들어 내지도 않습니다. 자율신경이라는 이름이 왜 병명이 아닌지부터 보고 오셔도 좋습니다.
글: 허지영 원장 (경희대학교 한의학 병리학 박사 · 前 경희대 본초학 학술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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