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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2026년 7월 15일

브레이크를 대신 밟지 않는 약 — 후박을 성분까지 따라가 봅니다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대표원장 허지영 프로필 사진
의료 감수 허지영 대표원장

숨이 답답하다고 오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검사는 정상입니다. 산소도 정상입니다. 그런데 공기가 모자란 느낌이 가시지 않습니다. 한숨을 자주 쉬고, 하품이 잦고, 가슴이 조입니다. (한숨과 하품이 잦고 공기가 모자란 느낌이 든다면)

이런 분들에게 저는 "신경성입니다"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그 말은 아무것도 설명하지 않으면서 환자를 조용히 시키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대신 저는 몸에서 실제로 무슨 일이 돌고 있는지를 말씀드립니다. 그리고 오늘은, 그 자리에 제가 쓰는 약재 하나를 성분까지 열어서 보여 드리려 합니다. 후박입니다.

먼저, 무엇이 돌고 있는가

숨이 답답한 분들 상당수에게서 저는 고리 하나를 봅니다.

긴장하면 숨이 얕고 잦아집니다. 얕고 잦은 숨은 얼핏 산소를 더 들이는 것 같지만, 실제로 벌어지는 일은 다릅니다. 이산화탄소가 필요 이상으로 빠져나갑니다.

이산화탄소는 노폐물이기만 한 것이 아닙니다. 혈액의 산-염기 균형을 잡는 축입니다. 그것이 과하게 빠지면 —

  • 피가 알칼리 쪽으로 기울고
  • 뇌로 가는 혈관이 좁아지고 (그래서 어지럽고 머리가 멍합니다)
  • 칼슘의 상태가 달라져 신경과 근육이 예민해집니다 (그래서 저리고 쥐가 납니다)
  • 몸은 이것을 위험 신호로 읽고 더 긴장합니다

그리고 더 긴장하면, 숨은 다시 얕아집니다. 고리가 닫힙니다.

이것이 제가 페이즈 하나를 통째로 이 주제에 썼던 이유입니다. (손발이 저리고 쥐가 자주 나는데 검사는 정상이라면 · 자주 어지럽고 머리가 멍한데 검사는 정상이라면)

중요한 것은 이겁니다. 이 고리에는 시작점이 하나가 아닙니다. 신경도, 호흡도, 혈관도, 이온도, 근육도 다 이 고리 위에 있습니다. 어느 한 지점만 눌러서는 고리가 끊어지지 않습니다.

여기서 후박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후박 안에는 무엇이 들어 있는가

후박의 주된 성분은 마그놀올호노키올입니다. 이름이 낯설겠지만, 이 두 가지가 후박이 하는 일의 대부분을 설명합니다.

후박의 성분이 신경·호흡·산화·근육의 여러 축에 작용하는 방식

한 가지씩 보겠습니다.

① 없는 브레이크를 만들지 않고, 있는 브레이크를 돕습니다

이 대목이 제가 후박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부분입니다.

뇌에는 신경을 억제하는 장치가 원래 있습니다. 흥분을 눌러 주는 브레이크입니다. 전문 용어로는 가바(GABA)라는 물질과, 그것을 받는 가바-A 수용체입니다.

마그놀올과 호노키올은 이 수용체에 붙어서, 원래 있는 브레이크가 더 잘 듣게 만듭니다.[1] 실험에서 이 두 성분은 가바-A 수용체의 여러 형태에 두루 작용했고, 특히 불안을 다스리는 쪽 수용체에 더 잘 붙는 경향이 보고되었습니다.[1]

여기서 표현을 정확히 하겠습니다. 이 성분들이 브레이크를 대신 밟는 것이 아닙니다. 몸이 스스로 브레이크를 밟을 때, 그 밟는 힘이 더 잘 전달되도록 돕는 쪽에 가깝습니다.

저는 이 차이가 대단히 크다고 봅니다.

몸을 대신하는 약과, 몸이 하게 두면서 거들어 주는 약은 다릅니다. 전자는 몸의 기능을 밀어내고, 후자는 몸의 기능을 되살립니다. 그래서 후자는 끊었을 때 무너지는 정도가 다릅니다. (몸을 대신하는 약, 몸을 깨우는 약)

이것이 제가 말하는 자가수리입니다. 저는 몸을 고치는 것이 아니라, 몸이 스스로 고칠 수 있는 조건을 만들려는 것입니다. (한약은 무엇을 하는가)

다만 여기에는 경계가 따라옵니다. 브레이크를 돕는 약이므로, 이미 브레이크를 밟는 약을 드시고 계시면 겹칩니다. 수면제, 항불안제, 신경안정제를 드시는 분은 반드시 말씀해 주셔야 합니다. 저는 그 정보 없이 이 약을 쓰지 않습니다.

② 조여 있는 관을 풉니다

두 번째 축은 민무늬근입니다. 우리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근육 — 기도와 위장관을 이루는 근육입니다.

후박의 성분은 이 근육을 이완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합니다.[2]

그래서 두 가지가 함께 풀립니다.

숨의 폭이 돌아옵니다. 조여 있던 기도가 풀리면 얕게만 쉬던 숨이 깊어질 여지가 생깁니다.

배의 그득함이 내려갑니다. 후박이 예부터 "배가 그득하고 답답할 때" 쓰이던 약재라는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위와 장이 조여 있으면 배가 부풀고, 부푼 배는 횡격막을 밀어 올려 다시 숨을 얕게 만듭니다. (배가 부르면 가슴이 답답하고 두근거린다면)

고리 위의 두 지점을 동시에 건드리는 셈입니다.

③ 고리가 남기고 간 것을 치웁니다

세 번째는 산화 부담입니다.

긴장과 얕은 호흡의 고리가 한 바퀴 돌 때마다, 몸에는 산화 스트레스가 쌓입니다. 이것은 고리의 원인이 아니라 고리가 남긴 흔적입니다. 그런데 흔적이 쌓이면 그 자체가 조직을 예민하게 만들어, 다시 고리를 돌리는 힘이 됩니다.

마그놀올은 강한 항산화 작용을 갖습니다. 염증을 켜는 중앙 스위치(NF-κB)를 누르는 작용도 함께 보고되어 있습니다.[3]

원인을 늦추면서, 원인이 남긴 것도 함께 치웁니다. 저는 한약이 이런 식으로 일한다고 봅니다. 한 지점을 세게 누르는 대신, 고리의 여러 지점을 함께 늦춥니다.

④ 그리고 반드시 말씀드려야 할 성분이 있습니다

좋은 이야기만 하고 끝내면 정직하지 않습니다.

후박에는 마그노쿠라린이라는 알칼로이드가 함께 들어 있습니다.

이 성분은 근육의 힘을 빼는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이름에 '쿠라린'이 들어가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 남미에서 사냥용 화살독으로 쓰이던, 근육을 마비시키는 물질(투보쿠라린)과 같은 계열의 작용을 갖습니다. 실제로 이 성분은 화살독 성분의 절반에 해당하는 구조를 가진 것으로 밝혀져 있고, 근육을 이완시키는 작용이 일찍이 약리 실험으로 보고되었습니다.[4]

후박에 들어 있는 양은 그렇게 극적인 일을 하는 양이 아닙니다. 겁을 드리려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이것이 뜻하는 바는 분명합니다.

  • 많이 쓰면 혈압이 떨어지고 기운이 빠질 수 있습니다.
  • 임신 중에는 쓰지 않습니다. 저는 이 원칙을 예외 없이 지킵니다. (임신 중·수유 중 한약)
  • 그리고 이 성분 때문에, "몸에 좋다니 넉넉히 넣자"는 발상은 주의가 필요합니다.

다시 한번, 같은 이야기입니다. 효과와 위험은 같은 약재 안에, 때로는 같은 기전 안에 함께 들어 있습니다. (약의 효과와 부작용은 같은 자리에서 나옵니다)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것

제가 성분 이름까지 밝혀 쓰는 이유는, 자기 몸에 들어가는 것이 무엇인지 아실 권리가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아는 것과 혼자 판단하는 것은 다릅니다. 방금 보셨듯이 이 약재에는 근육의 힘을 빼는 성분이 함께 들어 있고, 다른 신경 안정 약과 겹칠 수 있으며, 임신 중에는 쓰지 않습니다. 무엇을 드시든 시작하기 전에 저에게 알려 주십시오.

병원에 먼저 가야 하는 경우

숨이 답답한 것을 모두 긴장 탓으로 돌려서는 안 됩니다. 아래는 반드시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 가슴 통증이 함께 있거나, 통증이 팔·턱으로 뻗침
  • 누우면 숨이 더 차고, 다리가 붓는 경우
  • 숨찬 것이 점점 심해지는 경우,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참
  • 피 섞인 가래, 발열, 체중 감소
  • 갑자기 한쪽 종아리가 붓고 아프면서 숨이 참
  • 입술이 파래지거나 의식이 흐려짐

이런 신호는 심장·폐·혈관의 문제일 수 있습니다. 긴장이 만드는 숨참과는 다른 문제이고, 순서가 다릅니다. 병원이 먼저입니다.

그리고 이미 천식·만성폐질환·심장질환을 앓고 계신 분은, 숨참을 긴장 탓으로 넘기지 마시고 그 병을 보시는 의료진과 먼저 상의하십시오.

정직하게 말씀드리면

어디까지가 확실하고 어디부터가 제 해석인지 구분하겠습니다.

확립된 것: 얕고 잦은 호흡이 이산화탄소를 과하게 배출시키고, 그것이 혈액을 알칼리 쪽으로 기울여 뇌혈관 수축과 신경·근육의 흥분을 일으킨다는 것. 이것은 생리학 교과서의 내용입니다. 후박의 주성분이 마그놀올과 호노키올이라는 것, 마그노쿠라린이 함께 들어 있다는 것도 확립된 사실입니다.

실험·동물 단계인 것: 마그놀올·호노키올이 가바-A 수용체를 도와 신경 흥분을 낮추고, 민무늬근을 이완시키고, 산화와 염증을 줄인다는 것 — 대부분 세포와 동물에서 확인된 것입니다. 사람에게서 같은 크기로 일어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저는 이 점을 감추지 않겠습니다.

제 해석인 것: "그래서 후박이 이 고리의 여러 지점을 함께 늦춘다"는 설명. 그리고 "몸을 대신하지 않고 몸의 브레이크를 돕는 방식이 더 낫다"는 판단. 이것은 제가 임상에서 세운 틀이고, 증명된 것이 아닙니다.

이 셋은 섞이면 안 됩니다. 섞으면 훨씬 그럴듯해집니다. 그런데 그럴듯한 것과 사실인 것은 다릅니다.


숨이 답답한데 검사는 정상이라는 말을 듣고 오신 분들께, 저는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당신의 폐는 정상입니다. 그 말은 맞습니다. 그런데 당신의 호흡은 정상이 아닙니다. 폐와 호흡은 다른 것입니다."

폐는 장기이고, 호흡은 조절입니다. 검사는 장기를 봅니다. 그리고 당신이 힘든 자리는 조절 쪽입니다. (검사는 정상입니다라는 말의 정확한 뜻)

약은 그 조절을 대신해 주지 않습니다. 다만 고리를 늦춰서, 몸이 스스로 리듬을 되찾을 틈을 만들어 줄 수는 있습니다.

그 틈을 만드는 것까지가 제 일이고, 리듬을 되찾는 것은 당신의 몸이 합니다.


근거 — 이 글이 딛고 선 자료

본문의 번호는 아래 자료를 가리킵니다. 앞의 '정직하게 말씀드리면'에서 나눈 세 단계와 함께 읽어 주십시오. 자료가 있는 것과, 제가 임상에서 세운 틀은 다릅니다. 아래 대부분은 세포·동물 단계의 근거이며, 사람에게서 같은 크기로 일어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1. The natural products magnolol and honokiol are positive allosteric modulators of both synaptic and extra-synaptic GABA(A) receptors. Neuropharmacology, 2012. — 마그놀올·호노키올이 가바-A 수용체를 돕는다(대신 밟지 않고 거든다)는 것, 특히 불안을 다스리는 쪽 수용체에 더 잘 작용한다는 것. https://pubmed.ncbi.nlm.nih.gov/22445602/
  2. Magnoliae Officinalis Cortex volatile oil alleviated asthma via dual cAMP-mediated pathways: anti-inflammation and bronchodilation. Journal of Ethnopharmacology, 2025. — 후박 성분이 기도의 민무늬근을 이완시켜 숨의 폭을 넓히는 방향으로 작용한다는 것.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abs/pii/S0378874125013145
  3. Anti-inflammatory effects of magnolol and honokiol are mediated through inhibition of the downstream pathway of MEKK-1 in NF-κB activation signaling. Journal of Cellular Biochemistry, 2005. — 마그놀올·호노키올이 염증 신호(NF-κB)를 누른다는 것. https://pubmed.ncbi.nlm.nih.gov/15856410/
  4. Curare-like action of magnocurarine, isolated from Magnolia obovata. Japanese Journal of Pharmacology, 1952. — 후박에 든 마그노쿠라린이 화살독(투보쿠라린) 계열의 근이완 작용을 갖는다는 원 보고. 이 성분의 구조가 화살독 분자의 절반에 해당한다는 분석: Studies on the alkaloids of the bark of Magnolia officinalis. https://www.jstage.jst.go.jp/article/jphs1951/2/2/2_2_89/_article/-char/en · 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6270518/

이 글에서 확립된 것은 성분의 정체(마그놀올·호노키올이 주성분, 마그노쿠라린이 함께 든 것)와 호흡 알칼리증의 생리학입니다. 그 성분들이 사람의 증상을 어느 정도로 바꾸는지는 아직 열려 있는 물음이고, 저는 그 선을 넘지 않으려 합니다.

글: 허지영 원장 (경희대학교 한의학 병리학 박사 · 前 경희대 본초학 학술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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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대표원장 허지영 프로필 사진

허지영 대표원장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병리학(질병의 기전)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이후 같은 대학 본초학 교실에서 학술연구교수로 약물을 연구했습니다. 질병과 약물을 양쪽에서 연구한 이력이 진료의 바탕입니다 — "이 약이 왜 이 병에 듣는가"를 병리와 약리 양쪽 언어로 설명합니다. 자율신경과 만성·난치질환, 체형·구조의 문제를 현대과학의 언어로 설명하고, 원인에 맞는 치료를 제안합니다. 한의사를 대상으로 처방과 임상 강의를 10년 이상 해 왔으며, 저서 《한의사들이 읽어주는 한의학》 공동 저자입니다. 이 책은 2018년 하반기 세종도서 교양부문에 선정되었습니다(기술과학 분야 15종에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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