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이거나 젖을 먹이는 중에 한약을 먹어도 됩니까
짧은 답
이 시기의 몸에는 두 사람이 있습니다. '임신 중 한약은 안 된다'도, '한약은 자연이라 괜찮다'도 둘 다 틀린 말입니다. 쓸 수 없는 약재가 있고, 조심해서 쓰는 약재가 있고, 필요하면 쓰는 경우가 있습니다.
목차
"임신했는데 한약 먹어도 되나요."
이 질문의 답은 누구에게, 언제, 무엇을 쓰느냐에 따라 완전히 달라집니다.
다만 원칙은 분명합니다. 이 시기의 몸에는 두 사람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평소보다 훨씬 좁게, 훨씬 조심해서 봅니다.
이 시기가 다른 이유
임신 중에는 몸의 조건이 통째로 달라집니다. 혈액량이 늘고, 간과 신장이 처리해야 할 일이 늘고, 호르몬의 판이 바뀝니다. 같은 약도 평소와 다르게 움직입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약의 성분 중 일부는 태반을 지나갑니다. 젖을 먹이는 중이라면 모유로도 일부가 건너갑니다. 아이는 어른보다 작고, 처리하는 능력도 미숙합니다. 어른에게 아무 문제 없는 양이 아이에게는 다를 수 있습니다.
이건 한약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모든 약에 해당하는 원리입니다. 산부인과에서 약을 가려 쓰는 이유와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나눕니다
첫째, 쓰지 않는 약재가 있습니다. 자궁을 자극하거나, 혈을 강하게 움직이거나, 배출을 강하게 유도하는 성향의 약재들이 있습니다. 저는 임신 중에 이런 약재를 쓰지 않습니다.
임신 초반, 아기의 신경계와 장기가 만들어지는 시기에는 산모와 가족들의 걱정이 특히 크십니다. 저는 그 걱정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시기의 판단은 상황에 맞게, 그만큼 더 신중하게 합니다.
둘째, 조심해서 쓰는 약재가 있습니다. 흔하고 순하다고 알려진 약재도 예외가 아닙니다. 감초처럼 전해질과 혈압에 영향을 주는 약재는 임신 중 부기·혈압과 얽힐 수 있습니다. (한약에도 부작용이 있습니다 — 감초 이야기)
셋째, 그럼에도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입덧이 심해 먹지도 마시지도 못하는 경우, 산후에 회복이 더디고 몸이 계속 무너지는 경우.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이 더 위험한 상황이 분명히 있습니다. 이때는 필요한 만큼만, 짧게, 확인하면서 씁니다.
산후는 또 다릅니다
출산 뒤에는 상황이 바뀝니다. 몸은 크게 소모되어 있고, 잠은 끊기고, 회복해야 할 것이 많습니다. 이 시기에 한약을 찾으시는 분이 많습니다.
여기서도 저는 '보하는 것'을 먼저 생각하지 않습니다. 채워 넣는 것만으로 회복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소화가 되는지, 잠을 잘 수 있는지, 붓기가 빠지는지 — 몸이 회복을 돌릴 수 있는 조건부터 봅니다. (안 쓰는 조직은 마릅니다 — 그런데 채워 넣는다고 살아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젖을 먹이는 중이라면 반드시 미리 말씀해 주십시오. 수유 중에는 쓰지 않거나 양을 달리해야 하는 약재가 있습니다. 아기가 평소보다 심하게 보채거나 처지거나 설사를 하면, 약을 멈추고 알려 주십시오.
꼭 물어보는 것들
임신·수유 중이신 분께 저는 다음을 먼저 확인합니다.
- 지금 몇 주인지, 또는 출산 후 얼마나 지났는지
- 산부인과에서 받은 진단과 주의사항이 있는지 (임신성 고혈압, 임신성 당뇨, 조기진통 등)
- 요즘 챙겨 드시는 것 — 산부인과에서 권해 드시는 것까지 함께
- 유산·조산 이력이 있는지
- 젖을 먹이는 중인지, 아기가 몇 개월인지
이 정보 없이는 저는 임신 중 처방을 하지 않습니다. 모르면 안 하는 것이 맞습니다.
이 시기에 제가 드리는 부탁
이 시기만큼은, 무엇을 드시든 드시기 전에 물어봐 주십시오.
"임신에 좋다더라", "산후에 이걸 먹으면 붓기가 빠진다더라" — 이런 이야기를 듣고 무언가를 시작하시기 전에 한 번만 확인해 주시면 됩니다. 제가 볼 수 있는 것이면 보고, 제가 판단할 수 없는 것이면 그렇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그 약재는 어디서 왔습니까)
병원에 먼저 가야 하는 경우
출혈이 있거나 배가 규칙적으로 아프거나, 태동이 평소보다 뚜렷하게 줄었거나, 물이 흐르는 느낌이 있거나, 열이 난다면 — 한약을 논하기 전에 산부인과 진료가 먼저입니다. 두통과 함께 눈이 침침해지는 것도 그렇습니다. 임신성 고혈압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붓는 것 자체는 임신 중 흔한 일입니다. 산후에 출혈이 다시 늘거나 젖몸살에 고열이 동반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안 된다도 괜찮다도 틀린 말입니다
"임신 중에 한약은 안 됩니다"도, "한약은 자연이라 괜찮습니다"도 둘 다 틀린 말입니다.
맞는 말은 이것입니다. 이 시기에는 쓸 수 없는 약재가 분명히 있고, 조심해서 써야 하는 약재가 있고, 필요하면 쓸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구분을 아는 사람이 확인하면서 쓰는 것 — 그것이 제가 할 일입니다.
주저하지 마시고, 지금 상태를 그대로 말씀해 주십시오. 함께 판단하겠습니다.
참고한 자료
- 태반을 통해 약물이 어떻게 오가는지에 관한 정리 — 임신 중 무엇을 살펴야 하는지의 바탕 — Frontiers in Pharmacology, 2023
- 수유 중 약물·약재가 모유로 넘어가는 정도를 정리한 미국 국립보건원 공식 자료 (LactMed) — NIH 국립의학도서관
글: 허지영 원장 (경희대학교 한의학 병리학 박사 · 前 경희대 본초학 학술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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