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이 쓴 글 자율신경 클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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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은 원인이면서 결과입니다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대표원장 허지영 프로필 사진
글 · 의료 내용 확인 허지영 대표원장 · 한의학 병리학 박사

짧은 답

「잠만 자면 다 나을 것 같아요」 — 정말 잠이 먼저일까요? 잠이 나빠서 몸이 흔들리기도 하고, 몸이 흔들려서 잠이 나빠지기도 합니다. 못 드는 것과 깨는 것은 다른 일이고, 어디서 고리를 끊을지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코골이에 숨 멎음·심한 주간 졸림이 겹치면 수면다원검사가 먼저입니다.

검사는 별문제가 없다는데 여기저기 불편해 오래 고생하신 분들이 거의 다 하시는 말씀이 하나 있습니다.

"그래도 잠만 좀 자면 다 나을 것 같아요."

잠이 모자라면 통증과 피로, 호흡의 불편이 더 두드러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진료실에서 이 말씀을 들으면 저는 조금 다른 생각을 합니다.

어디서부터 고리를 끊어야 할까.

서로 물고 있을 때는 순서를 정해야 합니다

잠이 나빠서 몸이 흔들리기도 하고, 몸이 흔들려서 잠이 나빠지기도 합니다.

둘이 서로 물고 있을 때 무엇을 먼저 잡는가. 이 글은 거기서 시작합니다.

순서는 누구에게나 같지 않습니다. 잠을 직접 다루어야 할 때도 있고, 잠을 흔드는 다른 조건을 함께 보아야 할 때도 있습니다.

못 드는 것과 깨는 것은 다른 일입니다

둘 다 「불면」이라고 부르지만 물어야 할 것이 다릅니다. 한 사람에게 함께 나타나기도 합니다.

잠에 아예 못 드는 쪽. 누워도 한참을 그대로 있습니다. 여기에서 자주 걸리는 것이 입니다. 누우면 숨 쉬는 부담이 달라지는데, 그것이 불편한 몸은 잠으로 들어가는 문 앞에서 멈춥니다. 낮에는 모르다가 누워야 압니다.

들었다가 깨는 쪽. 잠은 드는데 자주 깹니다. 이쪽에서는 자는 동안에도 몸이 계속 일하고 있다는 사정이 큽니다. 체온은 새벽으로 갈수록 내려가고, 그 바닥 무렵에 깨는 분들이 있습니다. 밤새 밥이 안 들어온 것이 그 시간대와 겹치기도 합니다.

그리고 누운 자세 자체가 불편한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분은 못 자는 것이 아니라 길게 못 잡니다. 몇 시간 자고 깨기를 되풀이합니다.

그래서 같은 「불면」이라는 말 안에 서로 다른 일이 들어 있습니다. 숨 쪽인지, 체온과 허기 쪽인지, 자세 쪽인지에 따라 몸에서 벌어지는 일이 다릅니다.

자는 동안 몸은 쉬고만 있지 않습니다

한 가지 짚고 가겠습니다. 잠을 부교감신경이 켜지는 시간으로만 생각하면 어긋납니다.

비렘수면에서는 대체로 심박수와 혈압이 내려갑니다. 깊이 들어갈수록 더 내려갑니다.

그런데 꿈을 꾸는 잠, 곧 렘수면에서는 반대로 갑니다. 심박수와 혈압이 다시 오르고, 그 폭도 커집니다. 교감신경 쪽의 활동은 깨어 있을 때보다 오히려 더 커지기도 합니다. 사람에게 직접 재어 본 수치입니다.

밤은 한 가지 상태로 쭉 가는 시간이 아니라, 서로 다른 상태를 몇 차례 오가는 시간입니다.

그래서 잠은 쉬는 시간이 아니라 조절이 계속 일하는 시간입니다. 낮에 흔들리던 것은 밤에도 흔들립니다.

어둠을 알리는 신호이지 재우는 약이 아닙니다

밤이 되면 분비가 늘어나는 호르몬이 있습니다. 멜라토닌입니다. 잠 호르몬이라고들 부르지만, 하는 일을 재우는 약 하나로만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멜라토닌은 지금이 밤이라는 정보를 몸의 시계에 전달하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신호를 흐리는 조건들 — 밤늦은 밝은 빛, 들쭉날쭉한 자고 깨는 시각 — 이 잠의 질을 바꿀 수 있습니다. 잠을 안 재우는 것이 아니라 일주기 리듬을 뒤로 미루는 것입니다.

그래서 순서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식사와 대사, 호르몬 변화, 잠과 일주기, 통증과 호흡이 서로 영향을 주되 어느 것을 먼저 다룰지는 사람마다 다름을 나타낸 도해

이제 처음 질문으로 돌아갑니다.

잠드는 시각이 계속 밀리고 생활 리듬이 흐트러졌다면 빛과 기상 시각부터 바로잡는 편이 앞설 수 있습니다. 코골이와 숨 멎음이 의심되면 검사가 먼저입니다. 통증이나 호흡 불편이 밤마다 깨운다면 그 조건을 잠과 함께 다룹니다.

반대로 오래 못 주무셔서 낮의 기능과 안전이 무너지고 있다면 잠 자체를 뒤로 미룰 이유가 없습니다.

몇 주가 지나도 잠이 그대로라면 다른 증상이 나아졌다는 이유만으로 기다리지는 않습니다. 처음 가정이 맞았는지, 놓친 질환이나 약물·생활 조건이 없는지 다시 봅니다.

검사가 먼저인 경우

코를 크게 골고 자다가 숨이 멎는다는 말을 들으신 적이 있거나, 자고 나서도 머리가 아프고 낮에 참기 어려울 만큼 졸리다면 — 먼저 확인할 곳이 있습니다. 잠자는 동안의 숨을 재는 검사(수면다원검사)가 앞섭니다. 드문 일이 아닙니다.

그리고 잠을 돕는 약을 드시고 계신다면, 저는 그것을 끊으시라고 말씀드리지 않습니다. 오래 못 주무신 몸은 그 자체로 위험합니다. 필요한 시기에는 필요한 도움을 받는 것이 맞습니다.


"잠만 자면 다 나을 것 같다"는 말씀은 절반이 맞습니다.

잠이 돌아오면 여러 불편이 함께 가벼워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잠이 먼저인지, 다른 조건이 먼저인지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그래서 저는 잠만 떼어 보지도, 늘 뒤로 미루지도 않습니다. 잠과 잠을 흔드는 조건을 함께 놓고 먼저 끊을 고리를 찾습니다. 수면제 없이 잠들고 싶다는 분들의 이야기와 이어집니다.

글: 허지영 원장 (경희대학교 한의학 병리학 박사 · 前 경희대 본초학 학술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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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대표원장 허지영 프로필 사진

허지영 대표원장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 서울 광진구 자양동 · 구의역 4번 출구

한의학 병리학 박사 · 前 경희대 본초학 학술연구교수

단독 저서 《몸을 돌려놓는 한약》 · 《검사 밖의 몸》 · 《과학의 눈으로 읽는 한의학》 · 직접 쓴 글 284편

이력 펼쳐보기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병리학(질병의 기전)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이후 같은 대학 본초학 교실에서 학술연구교수로 약물을 연구했습니다. 질병과 약물을 양쪽에서 연구한 이력이 진료의 바탕입니다 — "이 약이 왜 이 병에 듣는가"를 병리와 약리 양쪽 언어로 설명합니다.

몸을 다층으로 보고, 환경 변화에 적응해 돌아오는 힘(회복 탄력성)을 살피며, 적응이 안 될 때는 몸 안의 환경 쪽을 손대는 것 — 이 세 관점이 진료의 바탕입니다. 자율신경과 만성·난치질환, 체형·구조의 문제를 현대과학의 언어로 설명하고, 원인에 맞는 치료를 제안합니다. 한의사를 대상으로 처방과 임상 강의를 10년 이상 해 왔으며, 저서 《한의사들이 읽어주는 한의학》 공동 저자입니다. 이 책은 2018년 하반기 세종도서 교양부문에 선정되었습니다(기술과학 분야 15종에 포함).

단독 저서로 《과학의 눈으로 읽는 한의학》(2026), 《검사 밖의 몸》(2026), 《몸을 돌려놓는 한약》(2026) 세 권을 썼습니다. 첫 책은 한약이 몸 안에서 어떤 길을 지나는지를 성분과 기전의 이름까지 따라가며 설명했고, 두 번째 책은 검사는 정상이라는데 여전히 불편한 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여섯 갈래로 나누어 살폈습니다. 세 번째 책은 그 몸이 어디서 제자리로 돌아오지 못하는지를 자율신경, 만성 대사성 질환, 만성 통증, 여성의 몸, 아이와 청소년, 노년기, 낫지 않는 병의 일곱 갈래로 봅니다.

이 글을 쓴 곳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은 서울 광진구 자양동(자양로 46, 오띠모빌딩 2층 201호)에 있습니다. 구의역 4번 출구에서 걸어서 7분입니다. 자율신경·만성통증·난치질환처럼 검사에서 잘 잡히지 않는 불편을 주로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