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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2026년 2월 11일

검사는 정상인데 계속 힘든 이유 — 한약을 현대 약리로 설명합니다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대표원장 허지영 프로필 사진
의료 감수 허지영 대표원장

검사 결과는 정상이라는데, 몸은 여전히 힘든 분들이 있습니다.

불면, 두근거림, 소화불량, 만성적인 피로. 여러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도 "이상 없다"는 말만 듣고 돌아서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럴 때 저는 환자분께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검사에서 이상이 없다는 것은 다행한 일이지만, 그것이 곧 "몸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뜻은 아니라고요.

저는 한약을 처방하는 한의사입니다. 다만 한약을 "기가 허하니 보하는 것" 같은 옛 언어로만 설명하지 않으려 합니다. 몸에서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 혈류가 어떻게 흐르고, 압력이 어디에 쏠리고, 신경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 그 원리로 풀어서 설명하고, 그 원리에 맞는 한약을 구성합니다. 이 글은 제가 진료실에서 환자분들께 드리는 설명을, 그대로 옮긴 것입니다.

왜 검사는 정상인데 계속 힘들까요

병원 검사는 대부분 "조직에 염증이 있는가, 기질적 손상이 생겼는가"를 기준으로 봅니다. 염증 수치가 올랐는지, 조직이 헐거나 망가졌는지, 종양이 있는지. 이런 것들은 검사로 잘 드러납니다.

그런데 많은 증상은 기질적 손상이 생기기 전에, 인체 내부 환경과 기능에 먼저 문제가 생겨서 나타납니다. 심장이 병든 게 아니라 심박을 조절하는 자율신경이 예민해진 것, 위가 헐어서가 아니라 소화를 지시하는 신경이 제 일을 못 하는 것. 이런 기능과 환경의 문제는 순간순간 변하고 아직 조직을 망가뜨리기 전이기 때문에, 특정 시점에 찍은 검사 사진에는 잘 잡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상 없다"와 "괜찮다"는 다른 말입니다. 저는 이 조절 기능의 흐트러짐을 찾는 데서 진료를 시작합니다.

한약을 어떻게 이해하고 처방하나요

한약재 하나하나는 사실 여러 약리 성분의 묶음입니다. 저는 오랜 기간 이 성분들이 몸에서 실제로 어떤 작용을 하는지를 공부해 왔습니다. 몇 가지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 혈류와 압력의 관점. 어떤 약재는 좁아진 혈관을 풀어 순환을 돕고, 어떤 약재는 한쪽에 고인 체액을 빠지게 합니다. 저는 처방을 "이 사람의 순환에서 무엇이 막히고 무엇이 넘치는가"로 보고 구성합니다.
  • 흡수의 관점. 한약 성분의 상당수는 위에서 바로 흡수되는 것이 아니라, 대장의 미생물을 거쳐 몸에 맞는 형태로 바뀐 뒤 흡수됩니다. 그래서 같은 약이라도 장 상태에 따라 효과가 달라집니다. 소화와 장을 함께 살피는 이유입니다.
  • 신경과 반응의 관점. 어떤 약재는 과하게 긴장한 신경을 가라앉히고, 어떤 약재는 급격한 반응을 안정시킵니다. 자율신경 증상에 접근할 때 특히 중요합니다.

이렇게 보면, 같은 "불면"이라도 사람마다 원인이 다르므로 처방이 달라집니다. 미리 정해진 한 가지 처방을 모두에게 드리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상태에 맞춰 구성하는 것 — 제가 생각하는 한약 진료는 그런 것입니다.

왜 이렇게까지 설명하려 하나요

한 가지는, 환자분이 자기 몸을 이해할 때 회복이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왜 이 증상이 생겼고 왜 이 약을 쓰는지 납득이 되면, 치료 과정과 생활 관리를 스스로 이어갈 수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제 개인적인 경험 때문입니다. 저 역시 자율신경이 흔들리며 겪는 증상들을 직접 경험한 사람입니다. 검사에서는 별문제가 없다는데 몸은 계속 불편했던 그 시간의 답답함을 알기에, 환자분의 증상을 가볍게 넘기지 않습니다.

어떤 분들께 도움이 될까요

  • 여러 병원을 다녔지만 "이상 없다"는 말만 듣고 증상은 그대로인 분
  • 불면·두근거림·어지럼·수족냉증처럼 자율신경과 관련된 증상이 겹쳐 나타나는 분
  • 혈압·혈당·체중이 함께 관리되지 않아 대사 전반을 살펴야 하는 분
  • 오래된 통증이 치료할 때만 잠깐 나아지고 반복되는 분
  • 왜 아픈지, 왜 이 약인지 충분히 설명을 듣고 치료받고 싶은 분

다만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한약이 모든 것을 해결한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필요하면 영상 검사나 양방 진료를 먼저 권해 드리고, 지금 상태에서 한방 치료가 실제로 도울 수 있는 부분을 솔직하게 짚어 드립니다. 막연한 기대도, 지레 포기도 아닌 — 근거 있는 방향을 함께 찾는 것이 제 진료의 시작입니다.

고민되는 증상이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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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대표원장 허지영 프로필 사진

허지영 대표원장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병리학(질병의 기전)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이후 같은 대학 본초학 교실에서 학술연구교수로 약물을 연구했습니다. 질병과 약물을 양쪽에서 연구한 이력이 진료의 바탕입니다 — "이 약이 왜 이 병에 듣는가"를 병리와 약리 양쪽 언어로 설명합니다. 자율신경과 만성·난치질환, 체형·구조의 문제를 현대과학의 언어로 설명하고, 원인에 맞는 치료를 제안합니다. 한의사를 대상으로 처방과 임상 강의를 10년 이상 해 왔으며, 저서 《한의사들이 읽어주는 한의학》 공동 저자입니다. 이 책은 2018년 하반기 세종도서 교양부문에 선정되었습니다(기술과학 분야 15종에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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