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이 쓴 글 자율신경 클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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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는 정상인데 계속 힘든 이유 — 한약을 현대 약리로 설명합니다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대표원장 허지영 프로필 사진
글 · 의료 내용 확인 허지영 대표원장 · 한의학 병리학 박사

짧은 답

검사는 정상인데 왜 몸은 계속 힘들까요? 뚜렷한 조직 손상이 보이지 않아도 혈류·신경·소화처럼 순간마다 달라지는 조절 기능이 흔들리면 증상은 남을 수 있습니다.

검사 결과는 정상이라는데, 몸은 여전히 힘든 분들이 있습니다.

불면, 두근거림, 소화불량, 만성적인 피로. 여러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도 "이상 없다"는 말만 듣고 돌아서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럴 때 저는 환자분께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검사에서 이상이 없다니 다행한 일이지만, 그렇다고 "몸이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뜻은 아니라고요.

저는 한약을 처방하는 한의사입니다. 다만 한약을 "기가 허하니 보하는 것" 같은 옛 언어로만 설명하지 않으려 합니다. 몸에서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 혈류가 어떻게 흐르고, 압력이 어디에 쏠리고, 신경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 그 원리로 풀어서 설명하고, 그 원리에 맞는 한약을 구성합니다. 이 글은 제가 진료실에서 환자분들께 드리는 설명을, 그대로 옮긴 것입니다.

왜 검사는 정상인데 계속 힘들까요

병원 검사는 대부분 "조직에 염증이 있는가, 기질적 손상이 생겼는가"를 기준으로 봅니다. 염증 수치가 올랐는지, 조직이 헐거나 망가졌는지, 종양이 있는지. 이런 것들은 검사로 잘 드러납니다.

그런데 많은 증상은 기질적 손상이 생기기 전에, 인체 내부 환경과 기능에 먼저 문제가 생겨서 나타납니다. 심장이 병든 게 아니라 심박을 조절하는 자율신경이 예민해진 것, 위가 헐어서가 아니라 소화를 지시하는 신경이 제 일을 못 하는 것. 이런 기능과 환경의 문제는 순간순간 변하고 아직 조직을 망가뜨리기 전이기 때문에, 특정 시점에 찍은 검사 사진에는 잘 잡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상 없다"와 "괜찮다"는 다른 말입니다. 저는 이 조절 기능의 흐트러짐을 찾는 데서 진료를 시작합니다.

한약을 어떻게 이해하고 처방하나요

한약재 하나하나는 사실 여러 약리 성분의 묶음입니다. 저는 오랜 기간 이 성분들이 몸에서 실제로 어떤 작용을 하는지를 공부해 왔습니다. 몇 가지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 혈류와 압력의 관점. 어떤 약재는 좁아진 혈관을 풀어 순환을 돕고, 어떤 약재는 한쪽에 고인 체액을 빠지게 합니다. 저는 처방을 "이 사람의 순환에서 무엇이 막히고 무엇이 넘치는가"로 보고 구성합니다.
  • 길의 관점. 성분마다 몸에 닿는 길이 다릅니다. 어떤 성분은 위에서 그대로 흡수되고, 어떤 성분은 대장의 미생물을 거쳐 형태가 바뀐 뒤에야 흡수되며, 어떤 신호는 장의 신경을 타고 혈액을 거치지 않은 채 올라갑니다. 길이 다르면 닿는 때도 다릅니다. 같은 약이 사람마다 다르게 듣는 이유가 여기에도 있고, 어떤 증상으로 오셨든 제가 소화와 장 상태를 꼭 함께 묻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 신경과 반응의 관점. 어떤 약재는 과하게 긴장한 신경을 가라앉히고, 어떤 약재는 급격한 반응을 안정시킵니다. 자율신경 증상에 접근할 때 특히 중요합니다.

이렇게 보면, 같은 "불면"이라도 사람마다 원인이 다르므로 처방이 달라집니다. 미리 정해 둔 한 가지 처방을 모두에게 드릴 수는 없습니다. 그 사람의 상태에 맞춰 구성해야 합니다 — 제가 생각하는 한약 진료는 그렇습니다.

왜 이렇게까지 설명을 드리나요

"이상 없다"는 말만 듣고 돌아서 보신 분은 아실 겁니다. 그 말이 틀린 것도 아닌데 마음은 놓이지 않습니다. 무엇이 어떻게 어긋나 있는지를 모르면, 나아지고 있는지도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왜 이 증상이 생겼고 왜 이 약을 쓰는지부터 말씀드립니다. 그래야 치료하는 동안 무엇을 보고 계셔야 하는지, 생활에서 무엇을 바꾸셔야 하는지가 손에 잡힙니다.

또 하나는, 제 개인적인 경험 때문입니다. 저 역시 자율신경이 흔들리며 겪는 증상들을 직접 경험한 사람입니다. 검사에서는 별문제가 없다는데 몸은 계속 불편했던 그 시간의 답답함을 알기에, 환자분의 증상을 가볍게 넘기지 않습니다.

어떤 분들께 도움이 될까요

  • 여러 병원을 다녔지만 "이상 없다"는 말만 듣고 증상은 그대로인 분
  • 불면·두근거림·어지럼·수족냉증처럼 자율신경과 관련된 증상이 겹쳐 나타나는 분
  • 혈압·혈당·체중이 함께 잡히지 않아 대사 전반을 살펴야 하는 분
  • 오래된 통증이 치료할 때만 잠깐 나아지고 반복되는 분
  • 왜 아픈지, 왜 이 약인지 충분히 설명을 듣고 치료받고 싶은 분

한약으로 해결되지 않는 자리도 있습니다. 필요하면 영상 검사나 다른 진료를 먼저 권해 드리고, 지금 상태에서 한방 치료가 어디까지 도울 수 있는지를 미리 말씀드립니다.


글: 허지영 원장 (경희대학교 한의학 병리학 박사 · 前 경희대 본초학 학술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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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대표원장 허지영 프로필 사진

허지영 대표원장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 서울 광진구 자양동 · 구의역 4번 출구

한의학 병리학 박사 · 前 경희대 본초학 학술연구교수

단독 저서 《몸을 돌려놓는 한약》 · 《검사 밖의 몸》 · 《과학의 눈으로 읽는 한의학》 · 직접 쓴 글 284편

이력 펼쳐보기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병리학(질병의 기전)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이후 같은 대학 본초학 교실에서 학술연구교수로 약물을 연구했습니다. 질병과 약물을 양쪽에서 연구한 이력이 진료의 바탕입니다 — "이 약이 왜 이 병에 듣는가"를 병리와 약리 양쪽 언어로 설명합니다.

몸을 다층으로 보고, 환경 변화에 적응해 돌아오는 힘(회복 탄력성)을 살피며, 적응이 안 될 때는 몸 안의 환경 쪽을 손대는 것 — 이 세 관점이 진료의 바탕입니다. 자율신경과 만성·난치질환, 체형·구조의 문제를 현대과학의 언어로 설명하고, 원인에 맞는 치료를 제안합니다. 한의사를 대상으로 처방과 임상 강의를 10년 이상 해 왔으며, 저서 《한의사들이 읽어주는 한의학》 공동 저자입니다. 이 책은 2018년 하반기 세종도서 교양부문에 선정되었습니다(기술과학 분야 15종에 포함).

단독 저서로 《과학의 눈으로 읽는 한의학》(2026), 《검사 밖의 몸》(2026), 《몸을 돌려놓는 한약》(2026) 세 권을 썼습니다. 첫 책은 한약이 몸 안에서 어떤 길을 지나는지를 성분과 기전의 이름까지 따라가며 설명했고, 두 번째 책은 검사는 정상이라는데 여전히 불편한 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여섯 갈래로 나누어 살폈습니다. 세 번째 책은 그 몸이 어디서 제자리로 돌아오지 못하는지를 자율신경, 만성 대사성 질환, 만성 통증, 여성의 몸, 아이와 청소년, 노년기, 낫지 않는 병의 일곱 갈래로 봅니다.

이 글을 쓴 곳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은 서울 광진구 자양동(자양로 46, 오띠모빌딩 2층 201호)에 있습니다. 구의역 4번 출구에서 걸어서 7분입니다. 자율신경·만성통증·난치질환처럼 검사에서 잘 잡히지 않는 불편을 주로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