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이 쓴 글 자율신경 클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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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거림이 마음 탓이 아닐 때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대표원장 허지영 프로필 사진
글 · 의료 내용 확인 허지영 대표원장 · 한의학 병리학 박사

짧은 답

두근거림·손 떨림·더위 못 참음·체중 감소가 함께 온다면 마음의 문제일까요? 이 묶음은 갑상선 기능 항진의 증상과 거의 그대로 겹쳐서, 저는 진맥 전에 피검사를 먼저 권할 때가 있습니다. 같은 신호라도 받는 쪽이 달라지면 다르게 겪습니다. 이 묶음이 몇 주 이어지면 갑상선 피검사가 먼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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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는 제가 한 발 물러섭니다.

두근거리고, 손이 떨리고, 더위를 못 참겠고, 잠이 얕고, 이유 없이 불안하고, 체중이 줄었다. 이 묶음을 들고 오시면 저는 진맥을 하기 전에 피검사를 먼저 권할 때가 있습니다.

이 목록이 갑상선 기능 항진 때의 증상과 거의 그대로 겹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뜻밖의 대목이 있습니다

갑상선 호르몬이 넘칠 때 왜 심장이 뛸까요. 아드레날린이 많이 나와서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혈중 아드레날린이 늘어난 것만으로는 설명되지 않습니다. 혈중 농도를 직접 재 보면 정상과 같거나 오히려 낮게 나옵니다.

함께 달라진 것은 심장 쪽의 반응입니다. 갑상선 호르몬은 심장 세포의 수축과 이완, 박자를 만드는 이온 통로, 교감신경 신호에 반응하는 여러 과정에 영향을 줍니다.

보내는 신호의 양만 바뀐 것이 아닙니다. 받는 쪽의 성질도 함께 바뀌었습니다.

받는 쪽이 달라지는 것을 사람에게서 쟀습니다

이것은 갑상선에서만 보이는 일이 아닙니다. 신호가 줄어들면 받는 쪽이 귀를 키운다(수용체 상향 조절) — 이런 일을 사람에게서 실제로 잰 연구가 있습니다.

교감신경이 변성되는 병(다계통위축증)을 앓는 분들을 조사한 연구가 있습니다. 혈소판의 알파 아드레날린 수용체 수가 정상인의 7배 가까이 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같은 양의 신호를 넣었을 때 혈압이 반응하는 민감도가 10배에서 20배까지 높았습니다.

보내는 쪽이 조용해지자 받는 쪽이 귀를 키운 것입니다.

저는 이 대목을 오래 흥미롭게 봐 왔습니다. 신호와 반응을 하나로 묶어 생각하면, 수치가 정상인데 왜 이렇게 힘드냐는 물음이 풀리지 않습니다. 같은 편지를 보내도 받는 쪽의 사정에 따라 읽히는 크기가 다릅니다.

기준선 자체가 사람마다 다릅니다

정상 범위는 여러 사람을 모아 그은 선입니다. 그런데 갑상선 호르몬을 두고 보면, 한 사람 안에서 오르내리는 범위는 그 집단 기준의 절반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러니 어떤 분에게는 이미 자기 기준을 한참 벗어난 수치가, 집단 기준표 안에서는 여전히 정상으로 찍힙니다.

그러니 정상 범위 안에 있다는 말이 「당신에게도 평소와 같다」는 뜻은 아닙니다. 같은 수치라도 어떤 분에게는 늘 지내던 범위 안이고, 어떤 분에게는 평소에서 꽤 멀리 온 수치입니다.

같은 일이 달 단위로도 일어납니다

이 성질은 병일 때만 나타나는 것이 아닙니다. 한 사람 안에서 주기를 따라 같은 일이 오갑니다.

배란이 지난 뒤에는 몸속 온도(심부 체온)와 심장 박동의 변동성(심박변이도)도 조금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다만 주기의 어느 구간인지를 얼마나 정확히 잡아 재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개인차와 측정 조건을 함께 봐야 한다는 뜻입니다.

생리 전에 힘든 증상은 특정 호르몬 수치 하나로 진단하지 않습니다. 주기를 따라 반복되는 양상과 일상에 미치는 영향을 함께 봅니다.

호르몬은 제가 못 바꿉니다

호르몬을 대신하려 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제가 할 일이 아니고, 필요하면 그쪽 진료가 있습니다.

제가 보는 것은 다른 곳입니다. 같은 변화를 겪는데 왜 어떤 분은 크게 흔들리고 어떤 분은 지나가는가.

가슴이 뛰고 식은땀이 나는 시각에서 본 것과 같은 조건들 — 잠과 식사, 호흡과 통증이 호르몬 변화와 같은 시기에 겹쳤는지 봅니다.

호르몬 수치를 직접 바꾸겠다고 나서기보다, 그 변화와 함께 겹친 몸의 조건 가운데 실제로 손댈 수 있는 것을 찾습니다. 저는 그쪽에 약을 씁니다.

검사가 먼저인 경우

앞에 적은 묶음이 몇 주 넘게 이어지거나 체중이 뚜렷하게 줄었다면 갑상선 기능을 보는 피검사가 앞섭니다. 반대로 유난히 처지고 춥고 몸이 붓는 쪽으로 기운다면 그것도 같은 검사에서 갈립니다.

그리고 호르몬 약을 드시고 계신다면, 약을 늘리고 줄이는 것은 호르몬 쪽 진료의 판단입니다. 이 글이 다룬 것은 그 판단이 아니라, 같은 약을 쓰고도 사람마다 달리 겪는 대목입니다.


같은 수치를 놓고도 사람마다, 때마다 다르게 겪습니다.

신호를 보내는 쪽과 받는 쪽이 함께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정상이라는 선은 여러 사람을 모아 그은 것이라, 그 안에 있어도 자기 기준에서는 멀리 와 있을 수 있습니다.

호르몬 수치를 직접 조절하는 치료가 필요하다면 그 진료가 먼저입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그 옆에 있습니다. 그 수치가 흔들리는 시기에 잠과 식사와 호흡이 어떻게 겹쳤는지를 봅니다.

글: 허지영 원장 (경희대학교 한의학 병리학 박사 · 前 경희대 본초학 학술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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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대표원장 허지영 프로필 사진

허지영 대표원장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 서울 광진구 자양동 · 구의역 4번 출구

한의학 병리학 박사 · 前 경희대 본초학 학술연구교수

단독 저서 《몸을 돌려놓는 한약》 · 《검사 밖의 몸》 · 《과학의 눈으로 읽는 한의학》 · 직접 쓴 글 284편

이력 펼쳐보기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병리학(질병의 기전)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이후 같은 대학 본초학 교실에서 학술연구교수로 약물을 연구했습니다. 질병과 약물을 양쪽에서 연구한 이력이 진료의 바탕입니다 — "이 약이 왜 이 병에 듣는가"를 병리와 약리 양쪽 언어로 설명합니다.

몸을 다층으로 보고, 환경 변화에 적응해 돌아오는 힘(회복 탄력성)을 살피며, 적응이 안 될 때는 몸 안의 환경 쪽을 손대는 것 — 이 세 관점이 진료의 바탕입니다. 자율신경과 만성·난치질환, 체형·구조의 문제를 현대과학의 언어로 설명하고, 원인에 맞는 치료를 제안합니다. 한의사를 대상으로 처방과 임상 강의를 10년 이상 해 왔으며, 저서 《한의사들이 읽어주는 한의학》 공동 저자입니다. 이 책은 2018년 하반기 세종도서 교양부문에 선정되었습니다(기술과학 분야 15종에 포함).

단독 저서로 《과학의 눈으로 읽는 한의학》(2026), 《검사 밖의 몸》(2026), 《몸을 돌려놓는 한약》(2026) 세 권을 썼습니다. 첫 책은 한약이 몸 안에서 어떤 길을 지나는지를 성분과 기전의 이름까지 따라가며 설명했고, 두 번째 책은 검사는 정상이라는데 여전히 불편한 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여섯 갈래로 나누어 살폈습니다. 세 번째 책은 그 몸이 어디서 제자리로 돌아오지 못하는지를 자율신경, 만성 대사성 질환, 만성 통증, 여성의 몸, 아이와 청소년, 노년기, 낫지 않는 병의 일곱 갈래로 봅니다.

이 글을 쓴 곳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은 서울 광진구 자양동(자양로 46, 오띠모빌딩 2층 201호)에 있습니다. 구의역 4번 출구에서 걸어서 7분입니다. 자율신경·만성통증·난치질환처럼 검사에서 잘 잡히지 않는 불편을 주로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