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이 쓴 글 대사증후군 클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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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은 의지의 문제가 아닙니다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대표원장 허지영 프로필 사진
글 · 의료 내용 확인 허지영 대표원장 · 한의학 병리학 박사

짧은 답

덜 먹으면 빠지는데, 왜 매번 멈추고 돌아올까요? 실제로 갈리는 것은 빠지느냐가 아니라 빼는 동안 몸이 그것을 감당하느냐입니다. 첫 주에 빠진 것은 대개 물이고, 급하면 몸은 근육부터 내놓고, 더 빨리 뺀 쪽에서 담석이 더 생겼습니다. 애쓰지 않았는데 체중이 저절로 줄었다면 검사가 먼저입니다.

덜 먹으면 빠집니다. 실제로 빠집니다.

여러 방법을 해 보신 분일수록 그다음 순서를 이미 아십니다. 얼마간 빠지고, 어느 지점에서 멈추고, 얼마 뒤에 돌아옵니다. 빠지는 일 자체는 매번 일어났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갈리는 것은 다른 데입니다. 빠지느냐가 아니라, 빼는 동안 몸이 그것을 감당하느냐입니다.

저는 오래 이렇게 말씀드려 왔습니다. 살은 환자분이 빼시고, 저는 그동안 몸에 생기는 일을 봅니다. 아래에서는 빼는 동안 몸에 무슨 일이 생기는지 말씀드리겠습니다.

처음에 빠진 것은 대개 물입니다

탄수화물을 줄이면 첫 주에 체중 변화가 크게 보일 수 있습니다.

몸은 탄수화물을 글리코겐이라는 형태로 저장하는데, 이 글리코겐은 물을 함께 붙잡고 있습니다. 글리코겐이 줄면 붙잡고 있던 물이 같이 나갑니다.

먹는 양이 줄면 인슐린도 내려갑니다. 인슐린이 내려가면 신장이 나트륨을 덜 붙잡습니다. 나트륨이 나가면 물이 따라 나갑니다.

그래서 첫 주에 잘 빠지고, 그다음에 멈춥니다. 체중계는 정직했지만 그 숫자의 대부분은 지방이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이 무렵에 어지럽거나, 머리가 아프거나, 종아리에 쥐가 나거나, 기운이 없는 일이 잦습니다. 케톤식을 시작한 사람들을 모아 본 자료에서도 그 증상들이 시작하고 며칠 안에 몰려 있었습니다.

다만 그 자료도 증상이 있을 때 몸의 물과 전해질이 실제로 어떻게 달라져 있었는지를 함께 잰 연구는 아직 없다고 적어 두었습니다. 물과 나트륨이 빠지는 것은 가장 그럴듯한 설명이지, 확인된 원인은 아닙니다.

급하면 몸은 근육부터 내놓습니다

몸은 근육의 단백질을 꺼내 그것으로 혈당을 만들고, 근육이 쓰던 에너지를 아껴 신경계로 돌립니다. 사람은 굶거나 움직이지 않으면 근육이 빠르게 줄어듭니다.

근력 운동을 하고 있던 선수들을 두 무리로 나눠, 한쪽은 일주일에 체중의 0.7%씩, 다른 쪽은 1.4%씩 빼게 했습니다. 양쪽 다 같은 훈련을 했습니다.

천천히 뺀 쪽만 제지방이 2.1% 늘었습니다. 빨리 뺀 쪽은 제자리였습니다.

이 수치를 정확히 읽으면 이렇습니다. 빨리 뺀 쪽도 제지방이 줄지는 않았습니다. 늘지 않았을 뿐입니다. 그리고 양쪽 다 운동을 하고 있던 선수들이라, 운동 없이 굶는 경우에 그대로 옮길 수는 없습니다. 여기서 남는 것은 하나입니다. 같은 훈련을 하고도 속도 하나로 결과가 갈렸습니다.

더 뺀 쪽에서 담석이 더 생겼습니다

하루 500킬로칼로리로 석 달을 지낸 사람들과, 1,200~1,500킬로칼로리로 지낸 사람들을 1년 동안 따라간 자료가 있습니다.

체중은 적게 먹은 쪽이 더 빠졌습니다. 11.1킬로그램과 8.1킬로그램 — 조건을 맞춰 계산하면 2.8킬로그램 차이였습니다.

그런데 담석 때문에 입원하거나 담낭을 떼어낸 사람은 적게 먹은 쪽이 3배 넘게 많았습니다. 더 뺐다는 것을 감안해서 계산해도 그랬습니다.

담즙은 계속 흘러야 합니다. 밥을 먹으면 담낭이 짜내고, 그러면서 담즙이 순환합니다. 오래 굶으면 짜낼 일이 없어지고, 고인 담즙에서 콜레스테롤이 가라앉습니다.

이 자료가 말하는 것은 담석 하나입니다. 빨리 빼면 온갖 문제가 3배 생긴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흔한 일도 아닙니다 — 빨리 뺀 쪽에서 92명에 한 명꼴로 더 생기는 정도입니다.

다만 이 한 가지에서 방향은 분명합니다. 더 많이 뺀 쪽에서 더 생겼습니다.

그러니 여유라는 말이 필요합니다

빠지는 것과 몸이 그 감량을 감당하는 것은 다른 일입니다.

여유가 있는 몸은 물이 빠져도 금방 채우고, 굶은 시간이 지나면 소화가 제자리로 돌아오기도 합니다. 여유가 적은 몸은 같은 정도를 빼고도 다른 데서 값을 치릅니다.

어디서 치르는지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예전처럼 안 되는 때가 온다는 이야기에서 줄어든 여유가 가장 무른 곳부터 건드린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감량은 그 여유를 한꺼번에 줄이는 일이라, 같은 방법을 같은 기간 해도 나오는 곳이 다릅니다.

그래서 무엇을 보는가

어떤 방법으로 빼실지는 환자분의 선택입니다. 다만 심하게 굶는 방식은 몸 상태를 먼저 보고 정할 일입니다.

제가 보는 것은 그 과정에서 탈수가 생기지 않는지, 신경계가 지나치게 흥분하지 않는지입니다. 물이 얼마나 빠졌는지, 잠과 소화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빼는 일과 그동안 몸이 버티는 일은 따로 가지 않습니다. 한쪽만 보면 다른 쪽에서 값이 나옵니다.

애쓰지 않았는데 줄었다면

체중이 저절로 줄었다면 이 이야기의 앞자리가 아닙니다.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이 따로 있습니다.


의지는 빼는 데까지는 갑니다.

의지만으로 밀어붙이면 빠지기는 빠지고, 값은 다른 데서 치릅니다. 물에서, 근육에서, 담즙에서 치릅니다.

그리고 그 값은 빼는 속도와 방법에 따라 달라집니다. 살이 안 빠지는 게 의지 문제가 아닌 이유에서 다른 절반을 이야기했습니다.

글: 허지영 원장 (경희대학교 한의학 병리학 박사 · 前 경희대 본초학 학술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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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대표원장 허지영 프로필 사진

허지영 대표원장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 서울 광진구 자양동 · 구의역 4번 출구

한의학 병리학 박사 · 前 경희대 본초학 학술연구교수

단독 저서 《몸을 돌려놓는 한약》 · 《검사 밖의 몸》 · 《과학의 눈으로 읽는 한의학》 · 직접 쓴 글 284편

이력 펼쳐보기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병리학(질병의 기전)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이후 같은 대학 본초학 교실에서 학술연구교수로 약물을 연구했습니다. 질병과 약물을 양쪽에서 연구한 이력이 진료의 바탕입니다 — "이 약이 왜 이 병에 듣는가"를 병리와 약리 양쪽 언어로 설명합니다.

몸을 다층으로 보고, 환경 변화에 적응해 돌아오는 힘(회복 탄력성)을 살피며, 적응이 안 될 때는 몸 안의 환경 쪽을 손대는 것 — 이 세 관점이 진료의 바탕입니다. 자율신경과 만성·난치질환, 체형·구조의 문제를 현대과학의 언어로 설명하고, 원인에 맞는 치료를 제안합니다. 한의사를 대상으로 처방과 임상 강의를 10년 이상 해 왔으며, 저서 《한의사들이 읽어주는 한의학》 공동 저자입니다. 이 책은 2018년 하반기 세종도서 교양부문에 선정되었습니다(기술과학 분야 15종에 포함).

단독 저서로 《과학의 눈으로 읽는 한의학》(2026), 《검사 밖의 몸》(2026), 《몸을 돌려놓는 한약》(2026) 세 권을 썼습니다. 첫 책은 한약이 몸 안에서 어떤 길을 지나는지를 성분과 기전의 이름까지 따라가며 설명했고, 두 번째 책은 검사는 정상이라는데 여전히 불편한 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여섯 갈래로 나누어 살폈습니다. 세 번째 책은 그 몸이 어디서 제자리로 돌아오지 못하는지를 자율신경, 만성 대사성 질환, 만성 통증, 여성의 몸, 아이와 청소년, 노년기, 낫지 않는 병의 일곱 갈래로 봅니다.

이 글을 쓴 곳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은 서울 광진구 자양동(자양로 46, 오띠모빌딩 2층 201호)에 있습니다. 구의역 4번 출구에서 걸어서 7분입니다. 자율신경·만성통증·난치질환처럼 검사에서 잘 잡히지 않는 불편을 주로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