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이 쓴 글 대사증후군 클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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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처럼 안 되는 때가 옵니다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대표원장 허지영 프로필 사진
글 · 의료 내용 확인 허지영 대표원장 · 한의학 병리학 박사

짧은 답

먹는 양은 그대로인데 배가 나오고, 조금만 늦게 먹어도 손이 떨리고, 식후에 졸려서 못 견디겠다면 — 습관이 나빠진 걸까요? 달라진 것은 습관이 아니라 몸이 받아 주는 여유입니다. 나이 들며 근육이 인슐린에 덜 반응하면 먹은 것이 가는 길 자체가 바뀝니다. 체중이 저절로 줄거나 갈증이 이어지면 검사가 먼저입니다.

같은 것을 먹는데 예전 같지 않다는 말씀을 자주 듣습니다.

"먹는 양은 그대로인데 배가 나와요." "조금만 늦게 먹어도 손이 떨려요." "밥 먹고 나면 한 시간쯤 뒤에 졸려서 못 견디겠어요."

그런데 검진에서는 아직 아무 말도 안 나옵니다. 혈당도, 콜레스테롤도 경계쯤에 걸쳐 있거나 정상 범위 안입니다.

습관은 그대로인데 몸이 달라진 것입니다.

몸은 어지간한 무리에는 맞춰 줍니다

이십 대에 밤을 새우고도 다음 날 멀쩡했습니다. 조금 늦게 먹어도, 좀 많이 먹어도, 며칠 덜 자도 그랬습니다. 젊은 몸의 힘도 있었고, 몸이 그만큼을 받아 주는 여유도 함께 있었습니다.

무리가 그 여유 안에 있는 동안은 겉으로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30년을 그렇게 살아도 별일이 없습니다.

문제는 그 여유가 줄어드는 때입니다.

무엇이 여유를 줄이는가

한 가지가 아닙니다. 나이가 들면서 몸에서 여러 가지가 함께 달라집니다.

근육이 줄어들고, 활동량이 줄고, 잔 염증이 늘고, 작은 혈관의 수와 밀도도 줄어듭니다. 뼈에서는 허무는 쪽이 새로 만드는 쪽을 조금씩 앞서기 시작합니다.

이 가운데 무엇 하나가 범인은 아닙니다. 이것들은 각각 따로 확인된 것이고, 그것을 하나로 합쳐 잰 자료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여러 층이 같은 쪽으로 조금씩 기울면 몸이 받아 주는 범위가 좁아진다 — 이것이 제가 진료에서 보아 온 그림입니다.

밥을 먹으면 어디로 가는가

여기에 한 가지가 더 있습니다.

밥을 먹으면 그 탄수화물은 근육에 저장되는 것이 큰 몫입니다. 근육이 그것을 받아 두었다가 필요할 때 씁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근육이 인슐린에 덜 반응하게 됩니다(인슐린 저항성).

그러면 들어온 것이 갈 곳을 바꿉니다. 근육으로 덜 가고, 대신 간에서 지방으로 만들어집니다.

같은 것을 먹어도 몸 안에서 가는 길이 달라집니다. 그래서 중성지방이 오르고 간에 지방이 낍니다. 먹는 양을 늘리지 않았는데도 그렇습니다.

그러니 「창고가 작아졌다」보다 정확한 말이 있습니다

여유가 줄어드는 것을 흔히 창고가 작아진다고 표현합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다만 실제로 일어나는 일에 더 가까운 것은 이쪽입니다. 창고 문이 예전만큼 열리지 않아서, 들어온 것이 다른 데로 흘러갑니다.

그리고 그 다른 데가 하필 간의 지방입니다.

그래서 나이 탓으로만 두지 않습니다

나이가 들면 누구나 그렇게 되니 어쩔 수 없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같은 나이에도 사람마다 다릅니다. 그리고 눈여겨볼 자료가 하나 있습니다. 근육이 인슐린에 잘 반응하지 않던 젊은 사람들에게 운동을 한 차례 시켰더니, 그날 식사 뒤에 간에서 지방을 만드는 양이 줄었습니다.

들어온 것이 가는 길도 바뀔 수 있습니다.

이 시험의 범위는 좁습니다. 운동을 한 차례 시키고 그날의 변화를 잰 것이고, 나이가 들면서 여러 해에 걸쳐 기울어진 것을 되돌린 자료는 아직 없습니다. 그러니 여기서 가져갈 것은 방향 하나입니다.

그리고 원래 약했던 곳이 먼저 드러납니다

한 가지를 덧붙입니다.

여유가 줄면 모든 곳이 골고루 나빠지는 것이 아니라, 원래 약했던 곳부터 드러납니다.

원래 소화가 약했던 분은 거기서 먼저 표가 납니다. 원래 잠이 얕았던 분은 잠에서 먼저 나타납니다. 살을 조금 뺐을 뿐인데 뜻밖의 곳이 불편해지는 것도 그래서입니다. 줄어든 여유가 가장 무른 곳을 먼저 건드립니다.

새로 생긴 병이 아니라, 원래 무리였던 것이 그제야 드러난 때도 있습니다.

다만 새로 생긴 증상까지 그렇게 넘길 일은 아닙니다. 처음 보는 증상은 확인이 먼저입니다.

검사가 먼저인 경우

체중이 뜻하지 않게 줄었거나, 늘 마시는데도 갈증이 가시지 않거나, 피로가 몇 달째 이어진다면 이 이야기의 앞자리가 아닙니다.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이 따로 있습니다.


예전처럼 안 되는 것을 나이 탓으로만 두면 손댈 데가 없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달라진 것은 몸이 받아 줄 수 있는 범위이고, 그 범위는 근육과 활동과 먹는 시간이 함께 만듭니다. 그 가운데 지금 손댈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검진 수치가 아직 정상이라도, 예전과 달라진 것이 있다면 그것이 먼저 움직인 신호일 수 있습니다. 수치는 나중에 따라옵니다. 몸이 한 번에 기울지 않는다는 이야기와 이어집니다.

글: 허지영 원장 (경희대학교 한의학 병리학 박사 · 前 경희대 본초학 학술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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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대표원장 허지영 프로필 사진

허지영 대표원장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 서울 광진구 자양동 · 구의역 4번 출구

한의학 병리학 박사 · 前 경희대 본초학 학술연구교수

단독 저서 《몸을 돌려놓는 한약》 · 《검사 밖의 몸》 · 《과학의 눈으로 읽는 한의학》 · 직접 쓴 글 284편

이력 펼쳐보기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병리학(질병의 기전)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이후 같은 대학 본초학 교실에서 학술연구교수로 약물을 연구했습니다. 질병과 약물을 양쪽에서 연구한 이력이 진료의 바탕입니다 — "이 약이 왜 이 병에 듣는가"를 병리와 약리 양쪽 언어로 설명합니다.

몸을 다층으로 보고, 환경 변화에 적응해 돌아오는 힘(회복 탄력성)을 살피며, 적응이 안 될 때는 몸 안의 환경 쪽을 손대는 것 — 이 세 관점이 진료의 바탕입니다. 자율신경과 만성·난치질환, 체형·구조의 문제를 현대과학의 언어로 설명하고, 원인에 맞는 치료를 제안합니다. 한의사를 대상으로 처방과 임상 강의를 10년 이상 해 왔으며, 저서 《한의사들이 읽어주는 한의학》 공동 저자입니다. 이 책은 2018년 하반기 세종도서 교양부문에 선정되었습니다(기술과학 분야 15종에 포함).

단독 저서로 《과학의 눈으로 읽는 한의학》(2026), 《검사 밖의 몸》(2026), 《몸을 돌려놓는 한약》(2026) 세 권을 썼습니다. 첫 책은 한약이 몸 안에서 어떤 길을 지나는지를 성분과 기전의 이름까지 따라가며 설명했고, 두 번째 책은 검사는 정상이라는데 여전히 불편한 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여섯 갈래로 나누어 살폈습니다. 세 번째 책은 그 몸이 어디서 제자리로 돌아오지 못하는지를 자율신경, 만성 대사성 질환, 만성 통증, 여성의 몸, 아이와 청소년, 노년기, 낫지 않는 병의 일곱 갈래로 봅니다.

이 글을 쓴 곳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은 서울 광진구 자양동(자양로 46, 오띠모빌딩 2층 201호)에 있습니다. 구의역 4번 출구에서 걸어서 7분입니다. 자율신경·만성통증·난치질환처럼 검사에서 잘 잡히지 않는 불편을 주로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