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이 쓴 글 대사증후군 클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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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은 한 번에 기울지 않습니다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대표원장 허지영 프로필 사진
글 · 의료 내용 확인 허지영 대표원장 · 한의학 병리학 박사

짧은 답

검진에서 혈압도 조금, 혈당도 조금, 허리둘레도 조금 — 전부 「경계」라는 말만 들었다면 어떻게 읽어야 할까요? 하나씩 보면 다 애매하지만, 여럿이 같은 쪽으로 기울면 그때부터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나란히 놓고 봐야 보입니다. 체중이 저절로 줄거나 갈증·소변이 부쩍 늘었다면 검사가 먼저입니다.

건강검진 결과지에 붙는 「조금」은 대개 한 줄로 끝나지 않습니다.

혈압·공복 혈당·중성지방이 조금 높고, 허리둘레도 조금 늘었습니다. 그러면서 어느 하나도 병이라고 할 만큼은 아닙니다.

설명만 한 줄로 끝납니다. "아직 약 쓸 정도는 아니니 관리하세요."

관리하라는 말은 들었는데 무엇을 관리하라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어느 하나가 뚜렷하게 나쁘지 않으니 손댈 데도 안 보입니다.

하나씩 보면 다 애매합니다

이것이 대사 쪽 문제의 특징입니다.

폐렴은 폐 한 곳에서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골절은 그 뼈 하나입니다. 그런데 대사는 한 곳에서 뚜렷하게 무너지지 않습니다. 여러 곳이 조금씩 같은 쪽으로 기울어집니다.

그러니 항목을 하나씩 떼어 보면 전부 애매합니다. 각각은 아직 선을 안 넘었으니까요.

떼어 놓고 보면 안 보이고, 나란히 놓고 보면 보입니다.

그래서 기준선을 따로 두었습니다

의학에서도 이것을 오래 보아 왔습니다.

그래서 혈압·혈당·지질·허리둘레 같은 항목을 묶어서 함께 보는 기준을 따로 만들어 두었습니다. 그리고 그 기준선은 대체로 각각의 병을 진단하는 선보다 낮게 잡혀 있습니다.

하나하나로는 병이 아닌데, 여럿이 같이 걸치면 그때부터 본다는 뜻입니다. 이 묶음 기준에는 대사증후군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습니다.

검진에서 *"경계"*라는 말을 여러 항목에서 들으셨다면, 그 하나하나가 아니라 그 여럿이 함께 있다는 것이 봐야 할 대목입니다.

왜 여럿이 같이 움직이는가

이 항목들은 서로 남남이 아닙니다.

배 안쪽에 지방이 늘면 그것이 내보내는 물질이 혈압에도, 인슐린이 일하는 방식에도 영향을 줍니다. 그러면 혈당과 지질도 함께 움직입니다.

뿌리 쪽에 겹치는 데가 있으니 함께 기우는 것입니다.

다만 한 곳만 고치면 나머지가 저절로 따라온다는 뜻은 아닙니다. 서로 얽혀 있는 것과, 하나를 당기면 나머지가 끌려오는 것은 다릅니다.

그리고 수치보다 먼저 시작합니다

여기서부터가 제가 진료에서 보는 대목입니다.

이 기울어짐은 검진 수치에 나타나기 한참 전부터 시작됩니다.

나이가 들고, 근육이 줄고, 소화가 예전 같지 않아지는 무렵입니다. 그때는 아직 어느 항목도 선을 안 넘었습니다. 그런데 몸은 이미 그쪽으로 기울고 있습니다.

그래서 검진에서 경계라는 말을 들으셨다면, 몸에서는 이미 얼마 전부터 진행되던 일입니다.

한 번에 기울지 않는다는 것은 다행이기도 합니다

한 번에 무너지지 않는다는 말은 아직 여러 지점이 남아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한 곳이 완전히 망가진 뒤라면 손댈 데가 그 한 곳뿐입니다. 그런데 여럿이 조금씩 기운 상태라면 어느 쪽에서든 붙잡을 여지가 있습니다.

검사가 먼저인 경우

체중이 뜻하지 않게 줄었거나, 갈증과 소변이 눈에 띄게 늘었거나, 시야가 흐려졌다면 이 이야기의 앞자리가 아닙니다.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이 따로 있습니다.

그리고 이미 약을 드시고 계시다면, 이 이야기는 그 약에 대한 말이 아닙니다. 조절은 처방하신 선생님과 상의하실 일입니다.


검진 결과지에서 여러 항목이 조금씩 걸쳐 있을 때, 그것을 아직 아무 일도 아닌 것으로 읽기 쉽습니다.

그런데 여럿이 같은 쪽으로 조금씩 기울면 그때부터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몸은 한 번에 기울지 않습니다. 그래서 알아차리는 것이 늦습니다. 그리고 같은 까닭으로, 알아차린 때가 이미 늦은 때는 아닙니다. 혈당이 경계 수치라면 흔들림부터 본다는 이야기와 이어집니다.

글: 허지영 원장 (경희대학교 한의학 병리학 박사 · 前 경희대 본초학 학술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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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대표원장 허지영 프로필 사진

허지영 대표원장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 서울 광진구 자양동 · 구의역 4번 출구

한의학 병리학 박사 · 前 경희대 본초학 학술연구교수

단독 저서 《몸을 돌려놓는 한약》 · 《검사 밖의 몸》 · 《과학의 눈으로 읽는 한의학》 · 직접 쓴 글 284편

이력 펼쳐보기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병리학(질병의 기전)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이후 같은 대학 본초학 교실에서 학술연구교수로 약물을 연구했습니다. 질병과 약물을 양쪽에서 연구한 이력이 진료의 바탕입니다 — "이 약이 왜 이 병에 듣는가"를 병리와 약리 양쪽 언어로 설명합니다.

몸을 다층으로 보고, 환경 변화에 적응해 돌아오는 힘(회복 탄력성)을 살피며, 적응이 안 될 때는 몸 안의 환경 쪽을 손대는 것 — 이 세 관점이 진료의 바탕입니다. 자율신경과 만성·난치질환, 체형·구조의 문제를 현대과학의 언어로 설명하고, 원인에 맞는 치료를 제안합니다. 한의사를 대상으로 처방과 임상 강의를 10년 이상 해 왔으며, 저서 《한의사들이 읽어주는 한의학》 공동 저자입니다. 이 책은 2018년 하반기 세종도서 교양부문에 선정되었습니다(기술과학 분야 15종에 포함).

단독 저서로 《과학의 눈으로 읽는 한의학》(2026), 《검사 밖의 몸》(2026), 《몸을 돌려놓는 한약》(2026) 세 권을 썼습니다. 첫 책은 한약이 몸 안에서 어떤 길을 지나는지를 성분과 기전의 이름까지 따라가며 설명했고, 두 번째 책은 검사는 정상이라는데 여전히 불편한 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여섯 갈래로 나누어 살폈습니다. 세 번째 책은 그 몸이 어디서 제자리로 돌아오지 못하는지를 자율신경, 만성 대사성 질환, 만성 통증, 여성의 몸, 아이와 청소년, 노년기, 낫지 않는 병의 일곱 갈래로 봅니다.

이 글을 쓴 곳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은 서울 광진구 자양동(자양로 46, 오띠모빌딩 2층 201호)에 있습니다. 구의역 4번 출구에서 걸어서 7분입니다. 자율신경·만성통증·난치질환처럼 검사에서 잘 잡히지 않는 불편을 주로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