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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끊었는데도 두근거린다면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대표원장 허지영 프로필 사진
글 · 의료 내용 확인 허지영 대표원장 · 한의학 병리학 박사

짧은 답

커피를 끊었는데도 왜 두근거릴까요? 카페인은 자극 하나일 뿐, 수면·오래된 긴장·소화처럼 바탕의 조절 문제가 남으면 두근거림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커피 때문인가 싶어서 끊었어요. 그런데 그대로예요."

두 달을 참으셨다는 분도 계셨습니다. 그러고도 두근거림이 남아 있으면 억울하실 만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커피가 몸에서 실제로 무슨 일을 하는지부터 보겠습니다. 알고 나면 왜 끊어도 남는지가 같이 보입니다.

커피는 힘을 넣어 주지 않습니다

이게 첫 번째 오해입니다.

깨어 있는 동안 뇌에는 아데노신이라는 물질이 조금씩 쌓입니다. 이게 쌓일수록 졸립니다. 오래 깨어 있을수록 많이 쌓이니, 몸이 얼마나 오래 일했는지를 재는 눈금 같은 것입니다.

카페인은 이 아데노신이 앉을 자리를 대신 차지합니다. 아데노신은 그대로 쌓여 있는데, 앉을 데가 없어 신호를 못 보냅니다.

그러니 커피는 없던 힘을 넣어 주는 게 아닙니다. 졸리다는 신호를 가릴 뿐입니다. 눈금은 계속 올라가고 있고, 카페인이 빠지면 그동안 쌓인 게 한꺼번에 밀려옵니다. 오후에 커피를 마신 날 밤이 유난히 얕은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저는 진료실에서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커피는 몸에 어음을 땡겨 쓰는 겁니다. 지금 당장 쓸 힘이 생기는 것 같지만 그건 앞으로 쓸 것을 당겨온 것이고, 이자를 내야 할 때가 옵니다.

그러면 왜 끊어도 남을까

여기가 본론입니다.

카페인은 두근거림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그런데 두근거림이 이미 있는 상태라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심장을 붙잡고 있는 브레이크가 헐거워져 있으면, 작은 자극에도 크게 반응합니다. (심장은 정상인데 두근거린다면) 커피는 그 위에 얹힌 자극 하나였을 뿐입니다. 얹힌 것을 치웠는데 밑바탕이 그대로면, 두근거림도 그대로 남습니다.

그러니 커피를 끊고도 남았다는 것은 실패가 아닙니다. 오히려 답을 하나 알려 준 것입니다 — 커피가 원인이 아니었다는 답을요.

그리고 커피 탓이 아닌 것도 있습니다

카페인을 끊으면 며칠 머리가 아프고 처집니다. 그건 자리를 뺏겼던 아데노신이 한꺼번에 일하기 시작해서 그렇습니다. 일주일쯤이면 잦아듭니다.

그 시기를 두근거림과 헷갈리지 마십시오. 다른 이야기입니다.

커피를 줄이시라 말씀드리는 경우

줄이시라고 말씀드리는 경우는 이렇습니다.

두근거림이 심한 분, 잠이 얕은 분께는 줄이시라고 말씀드립니다. 그건 커피가 나빠서가 아니라 지금 그 몸에 얹을 자극이 하나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진짜 할 일은 따로 있습니다 — 브레이크가 왜 헐거워졌는지를 찾는 일입니다. 잠인지, 오래된 긴장인지, 소화인지. 그게 돌아오면 커피 한 잔에 흔들리지 않는 몸이 됩니다.


커피를 끊어도 두근거린다면, 두 달을 헛되이 참으신 게 아닙니다.

원인이 거기 없다는 것을 알아내신 겁니다. 이제 다른 데를 보면 됩니다.


참고한 자료

글: 허지영 원장 (경희대학교 한의학 병리학 박사 · 前 경희대 본초학 학술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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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대표원장 허지영 프로필 사진

허지영 대표원장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 서울 광진구 자양동 · 구의역 4번 출구

한의학 병리학 박사 · 前 경희대 본초학 학술연구교수

단독 저서 《몸을 돌려놓는 한약》 · 《검사 밖의 몸》 · 《과학의 눈으로 읽는 한의학》 · 직접 쓴 글 284편

이력 펼쳐보기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병리학(질병의 기전)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이후 같은 대학 본초학 교실에서 학술연구교수로 약물을 연구했습니다. 질병과 약물을 양쪽에서 연구한 이력이 진료의 바탕입니다 — "이 약이 왜 이 병에 듣는가"를 병리와 약리 양쪽 언어로 설명합니다.

몸을 다층으로 보고, 환경 변화에 적응해 돌아오는 힘(회복 탄력성)을 살피며, 적응이 안 될 때는 몸 안의 환경 쪽을 손대는 것 — 이 세 관점이 진료의 바탕입니다. 자율신경과 만성·난치질환, 체형·구조의 문제를 현대과학의 언어로 설명하고, 원인에 맞는 치료를 제안합니다. 한의사를 대상으로 처방과 임상 강의를 10년 이상 해 왔으며, 저서 《한의사들이 읽어주는 한의학》 공동 저자입니다. 이 책은 2018년 하반기 세종도서 교양부문에 선정되었습니다(기술과학 분야 15종에 포함).

단독 저서로 《과학의 눈으로 읽는 한의학》(2026), 《검사 밖의 몸》(2026), 《몸을 돌려놓는 한약》(2026) 세 권을 썼습니다. 첫 책은 한약이 몸 안에서 어떤 길을 지나는지를 성분과 기전의 이름까지 따라가며 설명했고, 두 번째 책은 검사는 정상이라는데 여전히 불편한 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여섯 갈래로 나누어 살폈습니다. 세 번째 책은 그 몸이 어디서 제자리로 돌아오지 못하는지를 자율신경, 만성 대사성 질환, 만성 통증, 여성의 몸, 아이와 청소년, 노년기, 낫지 않는 병의 일곱 갈래로 봅니다.

이 글을 쓴 곳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은 서울 광진구 자양동(자양로 46, 오띠모빌딩 2층 201호)에 있습니다. 구의역 4번 출구에서 걸어서 7분입니다. 자율신경·만성통증·난치질환처럼 검사에서 잘 잡히지 않는 불편을 주로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