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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이 아픈데 왜 골반을 보는가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대표원장 허지영 프로필 사진
의료 감수 허지영 대표원장

목이 아파서 오셨는데 제가 골반을 봅니다. 그러면 대개 의아해하십니다.

"거기가 아픈 게 아닌데요."

맞는 말씀입니다. 그래서 왜 그러는지 말씀드리려 합니다.

아픈 자리는 대개 일을 많이 한 자리입니다

굳은 근육을 만져 보면 두 종류가 있습니다.

힘이 없어서 굳은 자리가 있고, 너무 많이 써서 굳은 자리가 있습니다. 만져 보면 다릅니다. 앞쪽은 눌러도 반응이 무디고, 뒤쪽은 누르는 순간 방어부터 합니다. 계속 일하고 있던 근육이라 남이 손대는 것을 못 견딥니다.

결리고 아프다고 오시는 자리는 대개 뒤쪽입니다. 게을러서 굳은 게 아니라 쉬지를 못해서 굳은 겁니다.

그러면 다음 질문이 나옵니다. 저 근육은 왜 쉬지를 못했을까.

근육은 혼자 일하지 않습니다

서 있을 때 목뒤 근육은 머리를 붙잡습니다. 머리가 어깨 위에 얹혀 있으면 별로 힘이 안 듭니다. 앞으로 나가 있으면 그만큼 계속 당겨야 합니다.

그런데 머리가 왜 앞으로 나갔을까요. 등이 말려 있으면 목은 앞으로 나갑니다. 등은 왜 말렸을까요. 골반이 뒤로 주저앉아 있으면 등은 말립니다.

목뒤 근육 하나가 하루 종일 일하고 있었다면, 그 사람은 목이 문제가 아니라 그 아래 어딘가에서부터 그렇게 서 있었던 겁니다.

그래서 목만 풀면 그날은 편하고 며칠이면 돌아옵니다. 풀어 놓아도 같은 자세로 다시 하루를 살면 그 근육은 또 하루 종일 일합니다. (교정이 자꾸 돌아온다면 — 유지 관리가 치료의 절반)

그래서 진료실에서는

먼저 봅니다. 서 계신 모습, 앉으시는 모습, 고개를 돌리실 때 어디까지 가는지.

그다음 만져 봅니다. 어디가 굳었고 어디가 물렁한지, 누르면 어느 쪽이 먼저 방어하는지. 손끝으로 보는 것이 눈으로 보는 것보다 많을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풀 자리를 정합니다. 아픈 자리부터 풀 때도 있고, 그 자리를 계속 일하게 만든 데부터 풀 때도 있습니다. 굳은 조직은 알맞은 자극을 주면 스스로 물러집니다. 그 성질을 씁니다. (우두둑 꺾지 않는 추나 — 요변성 추나 이야기)

맞게 봤는지는 그 사람 몸이 알려 줍니다. 돌아오는 간격이 넓어지면 맞게 본 것이고, 그대로면 제가 다른 데를 봐야 합니다.

다만 자세 탓으로 다 돌리면 안 됩니다

팔이 저리거나 힘이 빠진다면, 통증이 점점 심해진다면 순서가 다릅니다. 그때는 영상 검사가 먼저입니다.


목만 보면 목이 잘 안 낫습니다. 그런데 그건 대단한 통찰이 아니라, 그 근육이 왜 혼자 힘들어야 했는지를 한 번 더 묻는 것뿐입니다.


글: 허지영 원장 (경희대학교 한의학 병리학 박사 · 前 경희대 본초학 학술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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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영 대표원장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병리학(질병의 기전)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이후 같은 대학 본초학 교실에서 학술연구교수로 약물을 연구했습니다. 질병과 약물을 양쪽에서 연구한 이력이 진료의 바탕입니다 — "이 약이 왜 이 병에 듣는가"를 병리와 약리 양쪽 언어로 설명합니다. 자율신경과 만성·난치질환, 체형·구조의 문제를 현대과학의 언어로 설명하고, 원인에 맞는 치료를 제안합니다. 한의사를 대상으로 처방과 임상 강의를 10년 이상 해 왔으며, 저서 《한의사들이 읽어주는 한의학》 공동 저자입니다. 이 책은 2018년 하반기 세종도서 교양부문에 선정되었습니다(기술과학 분야 15종에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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