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이 쓴 글 자율신경 클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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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관없어 보이는 증상들이 함께 온다면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대표원장 허지영 프로필 사진
글 · 의료 내용 확인 허지영 대표원장 · 한의학 병리학 박사

짧은 답

다리 붓기·머리 무거움·소화불량·얕은 잠·어깨 결림이 함께 오는데 숨 쉬는 방식도 관련이 있을까요? 얕은 호흡은 함께 살필 조건이지만 유일한 원인은 아니며, 심장·신장·갑상선 문제는 검사로 먼저 확인합니다.

진료실에 이런 분들이 오십니다.

다리가 붓고, 머리가 무겁고, 소화가 안 되고, 잠은 얕고, 어깨는 늘 뭉쳐 있습니다. 각각 다른 병원에서 다른 약을 받으셨습니다. 이뇨제, 진통제, 소화제, 수면유도제, 근이완제. 약은 다섯 가지인데 몸은 하나입니다.

그리고 어느 것도 뿌리를 건드리지 못합니다.

저는 먼저 숨 쉬는 것을 봅니다

이런 분들께 저는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잠깐 숨 쉬는 것 좀 보겠습니다."

대개 놀라십니다. 다리가 붓는데 왜 숨을 보느냐고요.

그리고 대개 이렇습니다. 가슴만 들썩이고, 배는 거의 움직이지 않습니다. 숨은 짧고, 목과 어깨의 근육이 함께 들립니다.

왜 이것이 문제인가

호흡의 진짜 일은 산소를 들이는 것만이 아닙니다. 호흡은 몸통 안에 압력의 파도를 만듭니다.

숨을 들이쉬면 횡격막이 내려갑니다. 가슴 안의 압력이 낮아지고 배 안의 압력이 높아집니다. 이 파도가 하루 이만 번 반복되면서 몸의 여러 흐름을 밀어 줍니다.

심장은 피를 밀어내지만, 돌아오는 피를 빨아들이는 힘은 약합니다. 가슴 안의 압력이 내려갈 때 정맥의 피가 심장으로 빨려 올라옵니다.

림프는 사정이 조금 다릅니다. 심장 같은 중앙 펌프는 없지만, 굵은 림프관은 스스로 수축하며 박동합니다. 여기에 옆을 지나는 동맥이 뛰면서 짜 주고, 근육이 움직이며 짜 주고, 조직 사이에 고인 물의 압력이 밀어 줍니다. 호흡은 그 여러 힘 가운데 하나이고, 특히 가슴으로 들어오는 마지막 구간에서 몫이 큽니다.

그런데 가슴만 들썩이는 얕은 호흡은 이 파도를 만들지 못합니다.

그러면 무슨 일이 생기는가

파도가 서지 않으면, 이런 일들이 함께 벌어집니다.

다리가 붓습니다 — 정맥과 림프가 위로 빨려 올라가지 못합니다. 아래에 고입니다.

머리가 무겁습니다 — 머리에서 내려오는 정맥의 피도 가슴 안의 압력이 낮아질 때 잘 빠집니다. 파도가 없으면 위에서 정체됩니다. 코 점막이 잘 붓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소화가 안 됩니다 — 배 안의 압력이 오르내려야 장이 밀립니다. 횡격막이 움직이지 않으면 장은 덜 움직입니다.

잠이 얕습니다 — 숨을 들이쉴 때와 내쉴 때 심박은 미세하게 빨라졌다 느려집니다. 짧고 급한 호흡이 이어지면 몸은 긴장 쪽에 머무릅니다. 누워서도 그 상태가 풀리지 않으면 잠이 깊이 내려가지 않습니다.

어깨가 뭉칩니다 — 횡격막이 일하지 않으면 몸은 목과 어깨의 근육을 동원해 가슴을 들어 올립니다. 하루 이만 번 동원되는 근육이 뭉치지 않을 도리가 없습니다.

다섯 자리가 같은 조건 위에 놓여 있습니다.

그런데 "숨을 깊게 쉬세요"로는 부족합니다

여기까지 말씀드리면 많은 분이 이렇게 물으십니다. "그럼 심호흡을 열심히 하면 되나요?"

저는 호흡을 연습 과제로 드리지 않습니다. 횡격막이 내려가지 못하는 데는 이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 이유를 그대로 두고 크게 쉬는 연습만 하면 오래가지 않습니다.

숨이 얕아서 횡격막이 안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횡격막이 못 내려가서 숨이 얕아진 것일 수 있습니다.

  • 배 안의 압력이 높아 위에서 누르고 있는가
  • 횡격막 주변의 근막이 오래 굳어 있는가
  • 고인 체액이 아래에서 밀어 올리고 있는가
  • 자세가 무너져 갈비뼈가 움직이지 못하는가

밑에서 밀어 올리는 것을 그대로 두고 위에서 아무리 크게 들이쉬어도, 횡격막은 제 자리까지 내려가지 못합니다.

그래서 치료의 순서가 있습니다

저는 이렇게 순서를 잡습니다.

  1. 배 안의 압력을 낮춥니다 — 고인 것을 빼고, 굳은 것을 무르게 합니다
  2. 횡격막 주변의 굳음을 풉니다 — 힘으로 꺾지 않고 서서히 성질을 바꿉니다
  3. 그다음은 몸에 맡깁니다 — 횡격막이 내려갈 공간이 생기면 호흡은 자율신경이 알아서 되돌립니다
  4. 한약이 그 사이를 잇습니다 — 고인 것을 빼고, 굳지 않을 조건을 만듭니다. 치료실을 떠난 시간에 작용합니다

순서를 지키면 다섯 가지가 함께 가벼워지는 경우를 봅니다. 각각 따로 손대는 것보다 나은 때가 있습니다.

하루 이만 번의 일

호흡은 정맥 환류와 림프 흐름, 자율신경 조절에 두루 관여합니다. 다만 호흡이 이 증상들의 유일한 입구는 아닙니다. 여러 곳에 동시에 걸치는 조건 가운데 하나이고, 우리가 의식적으로 손댈 수 있다는 점에서 먼저 보는 것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모든 부종과 두통이 이렇게 설명되지는 않습니다. 심장, 신장, 갑상선의 문제일 수 있고, 반드시 검사로 확인해야 할 신호도 있습니다. 그런 신호가 보이면 저는 검사를 먼저 권해 드립니다.

다만 약을 다섯 가지 드시면서도 어느 것 하나 뿌리를 건드리지 못하는 느낌이 드신다면, 그 다섯 가지가 한 자리에서 시작되었을 가능성을 한 번쯤 확인해 보실 만합니다.

숨은 하루에 이만 번 쉽니다. 그만큼 많은 일을 합니다.


글: 허지영 원장 (경희대학교 한의학 병리학 박사 · 前 경희대 본초학 학술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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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대표원장 허지영 프로필 사진

허지영 대표원장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 서울 광진구 자양동 · 구의역 4번 출구

한의학 병리학 박사 · 前 경희대 본초학 학술연구교수

단독 저서 《몸을 돌려놓는 한약》 · 《검사 밖의 몸》 · 《과학의 눈으로 읽는 한의학》 · 직접 쓴 글 284편

이력 펼쳐보기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병리학(질병의 기전)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이후 같은 대학 본초학 교실에서 학술연구교수로 약물을 연구했습니다. 질병과 약물을 양쪽에서 연구한 이력이 진료의 바탕입니다 — "이 약이 왜 이 병에 듣는가"를 병리와 약리 양쪽 언어로 설명합니다.

몸을 다층으로 보고, 환경 변화에 적응해 돌아오는 힘(회복 탄력성)을 살피며, 적응이 안 될 때는 몸 안의 환경 쪽을 손대는 것 — 이 세 관점이 진료의 바탕입니다. 자율신경과 만성·난치질환, 체형·구조의 문제를 현대과학의 언어로 설명하고, 원인에 맞는 치료를 제안합니다. 한의사를 대상으로 처방과 임상 강의를 10년 이상 해 왔으며, 저서 《한의사들이 읽어주는 한의학》 공동 저자입니다. 이 책은 2018년 하반기 세종도서 교양부문에 선정되었습니다(기술과학 분야 15종에 포함).

단독 저서로 《과학의 눈으로 읽는 한의학》(2026), 《검사 밖의 몸》(2026), 《몸을 돌려놓는 한약》(2026) 세 권을 썼습니다. 첫 책은 한약이 몸 안에서 어떤 길을 지나는지를 성분과 기전의 이름까지 따라가며 설명했고, 두 번째 책은 검사는 정상이라는데 여전히 불편한 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여섯 갈래로 나누어 살폈습니다. 세 번째 책은 그 몸이 어디서 제자리로 돌아오지 못하는지를 자율신경, 만성 대사성 질환, 만성 통증, 여성의 몸, 아이와 청소년, 노년기, 낫지 않는 병의 일곱 갈래로 봅니다.

이 글을 쓴 곳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은 서울 광진구 자양동(자양로 46, 오띠모빌딩 2층 201호)에 있습니다. 구의역 4번 출구에서 걸어서 7분입니다. 자율신경·만성통증·난치질환처럼 검사에서 잘 잡히지 않는 불편을 주로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