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이 쓴 글 만성통증 클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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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보면 늘 고개가 한쪽으로 기울어 있습니다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대표원장 허지영 프로필 사진
글 · 의료 내용 확인 허지영 대표원장 · 한의학 병리학 박사

짧은 답

골반이나 어깨가 틀어지면 몸은 눈을 수평으로 두려고 머리에서 마지막 조정을 합니다. 그런데 목에는 위치를 재는 감각기가 유난히 촘촘해서, 머리가 기운 채로 지내면 그 정보가 속귀·눈에서 온 정보와 어긋날 수 있습니다. 자세를 붙드는 쪽과 몸의 느낌을 읽는 쪽은 생각보다 가까이 있습니다.

증명사진이나 단체사진을 보시다가 알아채는 분이 많습니다. 나는 똑바로 섰다고 생각했는데 늘 고개가 한쪽으로 기울어 있다고요.

목이 뻣뻣해서 그런가 하고 오시는데, 이럴 때 저는 아래부터 봅니다. 머리는 대개 마지막에 기웁니다.

아래가 틀어지면 머리가 마지막에 맞춥니다

골반이 한쪽으로 기울거나 어깨 높이가 다르면, 그 위에 얹힌 것들이 차례로 조금씩 어긋납니다. 그대로 두면 시야가 기울어 버립니다.

그런데 우리는 세상을 수평으로 봐야 합니다. 그래서 몸은 마지막 단에서, 그러니까 목에서 머리를 반대로 조금 기울여 눈을 수평에 맞춥니다. 사진에 남는 그 기울기는 문제의 시작이 아니라 아래에서 벌어진 일의 마무리인 경우가 많습니다.

목은 유난히 촘촘하게 재고 있습니다

근육 안에는 자기 길이가 얼마나 변했는지를 재는 감각기가 들어 있습니다. 근방추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이 감각기가 몸 전체에 고르게 깔려 있지 않습니다.

뒤통수 바로 아래, 머리와 첫 번째 목뼈 사이를 잇는 작은 근육들이 있습니다. 후두하근이라고 합니다. 이 근육들의 근방추 밀도를 재어 보면 무게당 100개에서 240개에 이릅니다. 손에서 엄지를 맞세우는 근육이 17개 정도입니다. 6배에서 14배입니다.

그럴 만합니다. 이 근육들은 힘을 크게 쓰라고 있는 것이 아니라 머리가 지금 어느 쪽을 향하고 있는지를 알려 주려고 있습니다. 머리에는 눈이 있고 속귀의 평형기관이 있으니, 그 머리가 몸통에 대해 어떻게 놓였는지는 아주 정밀하게 알아야 합니다.

그래서 정보가 어긋날 수 있습니다

몸이 자기 자세를 알아내는 데는 최소한 세 갈래가 들어옵니다. 속귀의 평형기관, 눈, 그리고 목에서 올라오는 위치 정보. 셋이 같은 답을 내면 문제가 없습니다.

머리가 기운 채로 오래 지내면 목에서 올라오는 답이 나머지와 조금씩 어긋날 수 있습니다. 어지럽다거나 붕 뜬 느낌이 든다고 하시는 분들 중에 목과 어깨가 늘 굳어 있는 분이 있습니다.

다만 여기서는 제가 조심해서 말씀드려야 합니다. 목에서 오는 어지럼이라는 개념은 아직 논쟁이 있고, 이것이라고 확정해 주는 검사가 없습니다. 다른 원인을 먼저 지운 다음에야 생각해 볼 수 있는 쪽입니다. 그래서 저도 가능성으로 두고 보지, 단정하지 않습니다.

그 정보를 받는 쪽도 보게 됩니다

올라온 정보를 받아 자세를 붙드는 쪽에도 이름이 있습니다.

소뇌 한가운데, 벌레처럼 생겨서 충부라고 부르는 부분이 있습니다. 사람에서 이곳의 기능을 잠시 눌러 놓고 재어 보면, 가만히 서 있을 때의 흔들림이 곧바로 늘어납니다. 눈을 떠도 감아도 그렇습니다. 평소에 이곳이 몸을 붙들고 있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흥미로운 곳이 하나 더 있습니다. 뇌에서 평형 정보를 받는 영역 하나가 인슐라라고 부르는 곳 가까이에 있습니다. 인슐라는 심장이 뛰는 것처럼 몸 안에서 벌어지는 일을 읽어 들이는 자리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몸 안을 읽는 정도와 불안한 느낌이 함께 움직인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자세를 다루는 일과 몸의 느낌을 다루는 일이 생각보다 가까운 자리에서 벌어집니다. 어지럽다는 말씀과 불편하다는 말씀이 자주 같이 오는 것을 저는 이 대목과 함께 놓고 봅니다.

몸통 자체가 틀어진 경우

척추가 옆으로 휜 경우에는 이 이야기가 더 뚜렷해집니다. 청소년기 척추측만을 살펴본 연구에서, 이분들은 허리를 굽히고 펼 때 자기 허리가 지금 어느 각도인지를 알아맞히는 정확도가 떨어져 있었고, 서 있을 때의 흔들림도 컸습니다. 그리고 그 흔들림의 상당 부분이 감각의 오차로 설명되었습니다.

휜 각도만의 문제가 아니라 재는 일 자체가 흔들려 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제가 보는 것

목이 아프다고 오셔도 저는 머리가 어느 쪽으로 얼마나 기울어 있는지를 먼저 봅니다. 그리고 그 기울기가 어디서부터 올라온 것인지를 아래로 내려가며 봅니다.

허리가 아픈데 발을 보는 것과 같은 이야기를 반대 방향에서 하는 것입니다. 그 글이 발에서 위로 올라갔다면, 이 글은 머리에서 아래로 내려갑니다.

진료가 먼저인 경우

어지럼은 급하게 봐야 하는 것이 섞여 있습니다. 갑자기 심하게 어지럽거나, 말이 어눌하거나, 한쪽에 힘이 빠지거나, 물체가 둘로 보이거나, 걷기가 어렵다면 — 이 이야기를 하기 전에 응급으로 진료가 먼저입니다. 청소년기에 척추가 휜 정도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면 그쪽도 진료가 먼저입니다.


한의학은 몸을 볼 때 좌우가 같은지를 늘 물었습니다. 어느 쪽으로 눕는지, 어느 쪽 어깨가 올라가 있는지, 어느 쪽이 먼저 결리는지. 아픈 자리만 보지 않고 몸 전체가 어떻게 서 있는지를 함께 보았습니다.

지금은 그 물음에 이름을 붙일 수 있습니다. 목에는 위치를 재는 감각기가 촘촘히 박혀 있고, 그 정보가 눈·속귀에서 온 것과 맞아야 몸이 편안합니다.

아픈 자리와 손볼 자리가 다를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이 의학이 오래 붙들어 온 관점이고 저는 그 자리에서 진료합니다.


참고한 자료

글: 허지영 원장 (경희대학교 한의학 병리학 박사 · 前 경희대 본초학 학술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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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대표원장 허지영 프로필 사진

허지영 대표원장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 서울 광진구 자양동 · 구의역 4번 출구

한의학 병리학 박사 · 前 경희대 본초학 학술연구교수

단독 저서 《몸을 돌려놓는 한약》 · 《검사 밖의 몸》 · 《과학의 눈으로 읽는 한의학》 · 직접 쓴 글 284편

이력 펼쳐보기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병리학(질병의 기전)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이후 같은 대학 본초학 교실에서 학술연구교수로 약물을 연구했습니다. 질병과 약물을 양쪽에서 연구한 이력이 진료의 바탕입니다 — "이 약이 왜 이 병에 듣는가"를 병리와 약리 양쪽 언어로 설명합니다.

몸을 다층으로 보고, 환경 변화에 적응해 돌아오는 힘(회복 탄력성)을 살피며, 적응이 안 될 때는 몸 안의 환경 쪽을 손대는 것 — 이 세 관점이 진료의 바탕입니다. 자율신경과 만성·난치질환, 체형·구조의 문제를 현대과학의 언어로 설명하고, 원인에 맞는 치료를 제안합니다. 한의사를 대상으로 처방과 임상 강의를 10년 이상 해 왔으며, 저서 《한의사들이 읽어주는 한의학》 공동 저자입니다. 이 책은 2018년 하반기 세종도서 교양부문에 선정되었습니다(기술과학 분야 15종에 포함).

단독 저서로 《과학의 눈으로 읽는 한의학》(2026), 《검사 밖의 몸》(2026), 《몸을 돌려놓는 한약》(2026) 세 권을 썼습니다. 첫 책은 한약이 몸 안에서 어떤 길을 지나는지를 성분과 기전의 이름까지 따라가며 설명했고, 두 번째 책은 검사는 정상이라는데 여전히 불편한 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여섯 갈래로 나누어 살폈습니다. 세 번째 책은 그 몸이 어디서 제자리로 돌아오지 못하는지를 자율신경, 만성 대사성 질환, 만성 통증, 여성의 몸, 아이와 청소년, 노년기, 낫지 않는 병의 일곱 갈래로 봅니다.

이 글을 쓴 곳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은 서울 광진구 자양동(자양로 46, 오띠모빌딩 2층 201호)에 있습니다. 구의역 4번 출구에서 걸어서 7분입니다. 자율신경·만성통증·난치질환처럼 검사에서 잘 잡히지 않는 불편을 주로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