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을 먹으면 살이 찐다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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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 먹으면 살찌지 않나요?"
특히 여성 환자분들이 많이 물으십니다. 그리고 대개 이미 답을 정해놓고 물으십니다. "살찔까 봐 못 먹겠어요"에 가깝습니다.
저는 이 말에 "아닙니다"라고 짧게 답하지 않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실제로 체중이 늘기 때문입니다. 다만 그 이유가 대부분의 분들이 생각하시는 것과 다릅니다.
왜 이런 말이 생겼을까
세 가지 서로 다른 일이 "한약 먹고 살쪘다"는 한 문장으로 섞여 있습니다. 저는 이것을 나눠서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붓는 것을 살로 오해하는 경우
체중계 숫자가 늘었다고 다 지방이 아닙니다. 몸에 물이 붙잡히면 체중은 곧바로 올라갑니다.
앞서 감초 이야기에서 말씀드렸듯이, 어떤 약재는 몸이 나트륨과 물을 붙잡게 만듭니다. 그러면 얼굴이 붓고, 다리가 무겁고, 체중이 2~3kg씩 늘 수 있습니다. (한약에도 부작용이 있습니다 — 감초 이야기)
이건 살이 찐 것이 아니라 물이 찬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이것을 가볍게 보지 않습니다. 부기가 생긴다는 것은 몸에서 전해질과 체액 조절에 무언가 일어나고 있다는 뜻이고, 혈압이나 심장·콩팥이 약한 분에게는 신호로 읽어야 합니다.
그래서 약을 드시는 중에 갑자기 부으시면, 저는 "괜찮습니다"라고 하지 않고 약을 조정합니다.
둘째, 실제로 잘 먹게 되는 경우
이건 조금 다른 이야기입니다.
소화가 안 되고, 입맛이 없고, 먹으면 더부룩해서 조금씩만 드시던 분이 있습니다. 이런 분이 치료를 받고 소화가 되기 시작하면 잘 드시게 됩니다. 흡수도 좋아집니다. 그러면 체중이 늘 수 있습니다.
이 경우의 체중 증가는 회복의 결과입니다. 원래 못 먹어서 빠져 있던 분이 정상으로 돌아오는 과정입니다.
문제는 여기서 멈추지 않을 때입니다. 회복되었는데도 계속 잘 드시고, 활동은 그대로면 체중은 계속 올라갑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분께 미리 말씀드립니다. "곧 입맛이 돌아올 겁니다. 그때부터는 양을 보셔야 합니다."
셋째, 원래 살이 찌던 중이었던 경우
한약을 한두 달 드시는 동안에도 삶은 계속됩니다. 야식도 있고, 회식도 있고, 겨울이 와서 덜 움직이게 되기도 합니다.
그 기간에 체중이 늘면, 기억에 남는 것은 한약입니다. 새로 시작한 것이 그것뿐이니까요. 인과와 우연을 구분하기 어려운 지점입니다.
저는 그래서 처방 전에 체중을 재고, 드시는 동안에도 확인합니다. 숫자를 기록해 두면 이 세 가지를 구분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살을 빼는 한약은 있습니까
여기서 저는 조심스럽습니다.
체중을 줄이는 방향으로 작용하는 약재는 있습니다. 하지만 "먹으면 살이 빠지는 약"이라는 식으로 말하는 것은 정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살이 안 빠지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인슐린이 잘 듣지 않아 지방을 태우지 못하는 몸일 수도 있고, 잠을 못 자서 식욕 호르몬이 흐트러진 것일 수도 있고, 갑상선이나 호르몬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덜 먹는데 왜 안 빠질까)
그 이유를 그대로 두고 약으로만 밀어붙이면, 끊는 순간 돌아옵니다. 저는 그 방식으로 일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식욕을 강하게 누르는 약들은 대개 몸을 각성 상태로 만듭니다. 심장이 뛰고, 잠이 안 오고, 예민해집니다. 체중은 줄 수 있지만 그 대가가 있습니다. 이런 약이 필요한 경우가 없지는 않지만, 저는 그 대가를 반드시 말씀드리고 씁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답합니다
"한약 먹으면 살찌나요?"
"약 때문에 붓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건 제가 막을 수 있고, 생기면 조정합니다."
"소화가 좋아져서 잘 드시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건 좋은 신호지만, 그때부터 양을 보셔야 합니다."
"그리고 체중은 재면서 갑니다. 그래야 무엇 때문인지 압니다."
이게 제가 드릴 수 있는 정직한 답입니다.
병원에 먼저 가야 하는 경우
체중 변화 중에는 원인을 먼저 찾아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 짧은 기간에 급격히 붓고 체중이 늘며, 숨이 차거나 눕기 힘든 경우 — 심장·콩팥·간을 확인해야 합니다.
- 특별한 이유 없이 살이 계속 빠지는 경우 — 갑상선, 당뇨, 종양 확인이 먼저입니다.
- 목이 두꺼워지거나, 추위·더위를 유난히 타거나, 맥이 이상한 경우 — 갑상선 검사가 필요합니다.
- 얼굴이 둥글게 붓고 배만 나오며 팔다리가 가늘어지는 경우 — 호르몬 질환을 배제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체중은 몸이 보내는 신호입니다. 숫자 하나로 몸을 평가하는 것은 위험하지만, 그 숫자가 왜 움직였는지 묻는 것은 중요합니다.
저는 "살 안 찌는 한약"을 팔지 않습니다. 대신 왜 그 숫자가 움직였는지 함께 봅니다. 붓는 것인지, 회복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인지. 답이 다르면 해야 할 일도 다릅니다.